Feature/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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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의 변화, 더 넓은 세계로의 도약Feature/Entertainment 2017. 4. 5. 11:29
여자친구의 데뷔곡 '유리구슬'은 누가 들어도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에 빚을 지고 있는 노래였다. 안무와 의상 역시 두말 할 것 없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팀 이름 또한 거부감이 든다는 반응이 많았다. 애인이 없다는 사실이 중요한 개그 코드로 통용되는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유머의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데뷔 당시에는 노이즈 마케팅에 힘 입어 이름을 알리려다 사라질 수많은 걸그룹 중 하나처럼 보이기도 했다. 반전은 예상치 못하게 찾아 왔다. EXID에 이어 SNS 시대가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신화가 쓰여졌다. 비오는 날 무대에서 '오늘부터 우리는'의 안무를 추다 몇 번을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춤을 이어가는 여자친구의 모습은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 때 여자친구를 설명하는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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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나쁜 힙합 전도사Feature/Entertainment 2017. 3. 30. 15:12
산이(San E)는 분명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아마추어 시절 힙합 커뮤니티의 게시판에 자신의 녹음물을 올리며 입소문을 탔고, 당시 가장 핫했던 크루인 오버클래스의 멤버가 됨과 동시에 JYP 엔터테인먼트라는 대형 기획사와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 자체로 산이는 유명세를 얻게 되었고 제대로 된 결과물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씬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한 명이 된다. 뮤지션이 되고 싶어하던 워너비들의 우상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물론 이는 산이가 뛰어난 래퍼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가사는 종종 유치하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지만, 그만큼 말장난에는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동음이의어를 활용하는 방식에 있어 다층적인 비유가 활용되며, 비슷한 발음을 찾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또한 뛰어나다. 또렷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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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우여곡절 끝에 맞은 데뷔 10주년Feature/Entertainment 2017. 3. 29. 16:31
2017년 3월 29일로 카라가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2016년 1월을 기해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가 계약 종료와 함께 DSP 미디어를 떠나가면서 팀은 사실상 해체나 다름없는 상태지만 멤버들은 SNS를 통해 다른 멤버를 응원하거나 서로의 콘서트, 영화 시사회 등에 참석하며 의리를 과시함과 동시에 팬들이 재결합에 대한 희망을 놓치지 않게 하고 있다. 오랜 시절 카라의 팬으로서 간략하게나마 카라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자 한다.2007년 'Break it'이란 노래로 데뷔한 4인조 여성 댄스 그룹 카라는 소속사인 DSP의 선배인 핑클의 이름을 빌려 '제 2의 핑클'이라는 언론 플레이와 함께 등장했다. 핑클의 'Now'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댄스곡으로 데뷔했지만 크게 인기를 얻지는 못했고, 이어서 '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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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의 슬램덩크 2, 도전의 가치가 퇴색될 때Feature/Entertainment 2017. 3. 22. 22:24
'언니들의 슬램덩크'(이하 '언슬')가 걸그룹 도전기로 시즌 2를 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려의 시선을 보냈던 이들이 많다. 시즌 1에서 선보인 여러 아이템 중 화제성이 가장 높았던 걸그룹 도전을 시즌 2의 유일한 최종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걸그룹 도전 그 자체가 나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시즌 1에서의 도전과 시즌 2에서의 도전은 그 가치가 다를 수 밖에 없다. 시즌 1은 멤버들이 가지고 있던 꿈을 다른 멤버들의 도움으로 함께 이뤄나간다는 컨셉이 있었다. '언슬' 멤버들의 걸그룹 도전 역시 제작진이 던져준 미션이 아니라 시즌 1의 멤버였던 민효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이미 여러 차례의 도전을 함께 거치며 단단해진 멤버들은 민효린의 꿈이었던 걸그룹 데뷔를 마치 자신의 꿈인 양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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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스트리밍을 돌리나Feature/Entertainment 2017. 3. 20. 21:15
국내 음악 시장의 패러다임은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음악을 감상한다. 따라서 각 음원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음원 차트는 대중들에게 해당 노래가 얼마나 소비되었는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는데, 보통 한 시간 단위로 발표되는 차트는 특정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들 사이의 경쟁을 부추기기에 매우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따라서 팬덤은 '내 가수'의 노래가 발표되면 음원 순위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차트 순위는 한 시간마다, 심지어는 5분마다 갱신되기 때문에 꾸준히 순위를 올리기 위해 반복적으로 스트리밍을 하는 행위를 "스트리밍 돌린다."라고 말한다. 순위를 하나라도 올리기 위해, 또 높은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 팬들은 '차트 순위에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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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뜨는 것 빼고는 다 잘했던 아이돌Feature/Entertainment 2017. 3. 18. 14:57
2009년 데뷔해 7년 간 활동해온 걸그룹 '레인보우'가 2016년을 기해 해체되었다. "뜨는 것 빼고 다 잘하는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다방면에서 다재다능함을 선보였지만 결국 음악 방송에서는 한 번도 1위를 거머쥐지 못한 채 활동을 마무리했다. 오랜 시간 레인보우를 지켜봐왔던 팬의 마음에서, 그냥 떠나보내기 아쉬워 글을 적어본다. 데뷔 자체는 순탄치 않았다. 같은 기획사를 통해 먼저 데뷔한 '카라'가 한창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고, 그 덕분에 약간의 관심을 받으며 출발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들의 데뷔곡이 'Gossip Girl'이라는 걸 기억하는 이는 흔치 않다. 1년 뒤 발매한 디지털 싱글 'A'가 나름의 성공을 거두면서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걸그룹 반열에는 올랐으나 이 때도 정상급 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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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맨의 아이러니Feature/Entertainment 2017. 1. 13. 21:26
문제의 발단은 복잡하지 않았다.메킷레인 레코즈의 래퍼 오왼 오바도즈는 SNS로 다이렉트 메시지(이하 DM)을 보낸 팬에게 성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했고 이를 직접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한다. 팬에 대한 오왼 오바도즈의 성폭력은 전적으로 그가 잘못한 문제이며 이 문제에 대해 오왼 오바도즈는 사과문을 올린다. 그런데 여기서 과민 반응이 하나 불쑥 튀어나온다. 오왼 오바도즈와 어떤 인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 일에 관련한 멘션인 것으로 추정되는 도넛맨의 트윗은 더 큰 파장을 낳는다. 오왼 오바도즈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까지 했지만, 오히려 도넛맨은 그것이 큰 잘못은 아니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트윗을 한다. 문제는 여기서 아이돌 그룹을 걸고 넘어진다는 점이다. 이 발언으로 인해 두 가지의 아이러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