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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라, 우여곡절 끝에 맞은 데뷔 10주년
    Feature/Entertainment 2017. 3. 2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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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3월 29일로 카라가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2016년 1월을 기해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가 계약 종료와 함께 DSP 미디어를 떠나가면서 팀은 사실상 해체나 다름없는 상태지만 멤버들은 SNS를 통해 다른 멤버를 응원하거나 서로의 콘서트, 영화 시사회 등에 참석하며 의리를 과시함과 동시에 팬들이 재결합에 대한 희망을 놓치지 않게 하고 있다. 오랜 시절 카라의 팬으로서 간략하게나마 카라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2007년 'Break it'이란 노래로 데뷔한 4인조 여성 댄스 그룹 카라는 소속사인 DSP의 선배인 핑클의 이름을 빌려 '제 2의 핑클'이라는 언론 플레이와 함께 등장했다. 핑클의 'Now'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댄스곡으로 데뷔했지만 크게 인기를 얻지는 못했고, 이어서 '맘에 들면', 'Secret World'같은 후속곡으로도 활동을 이어갔으나 대중의 주목을 받는 데에는 실패했다. 무명의 가수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주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MBC '쇼바이벌'에 출연하며 약간 이름을 알리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1집 활동 종료와 동시에 메인 보컬이었던 김성희가 탈퇴하며 첫번째 위기를 맞는다.

    1년 여만인 2008년, 카라는 새 멤버인 구하라와 강지영을 영입해 5인조 그룹으로 돌아온다. 이 과정에서도 새 멤버로 선출되었던 멤버 한 명이 음악적 견해 차이로 추정되는 이유로 인해 데뷔 직전 그룹을 탈퇴하면서, 연습생으로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강지영이 급작스럽게 투입되는 일이 있었다. 1집에서 메인 보컬을 맡았던 멤버의 탈퇴와 그 빈자리를 급작스럽게 채운 새 멤버의 존재 등 여러모로 팀은 정리되지 않았고, 컴백곡 'Rock U'는 안타까운 라이브 실력을 그대로 노출하며 차마 보기 힘든 무대를 연출하게 된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것이 오히려 컬트적으로 인기를 끌어 카라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 기여했다는 점이다.

    멤버들이 각종 예능을 뛰며 팀의 이름을 알리고, 이후 발매된 'Pretty Girl'의 성공을 통해 팬덤과 인지도를 착실히 쌓아가던 카라는 'Honey'를 통해 음악 방송 첫 1위를 거머쥐는 영광을 누린다. 돌이켜보면 채 2년도 되지 않은 기간 만에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뜨지 못해 몇 년째 전전긍긍하는 요즘 걸그룹들이 보기엔 너무나 부러운 일이겠지만, 데뷔 이후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차근차근 성공한 걸그룹은 당시에는 흔치 않았기에 카라는 역전의 용사같은 이미지를 얻게 된다.

    2009년 발매된 정규 2집 <Revolution>은 카라의 커리어의 전환점이자 아쉬움이 남는 활동이었다. 컴백 무대에서 타이틀곡인 'Wanna'보다 함께 부른 '미스터'가 더 주목을 받으며 음원 차트 상위권의 두 노래가 동시에 오르는, 당시에는 보기 힘든 진기록을 세웠지만, 집중도가 분산된 탓인지 타이틀곡 'Wanna'는 같은 시기에 활동한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Abracadabra'에 고전을 면치 못한다. 그렇다고 급작스럽게 타이틀곡을 교체하기도 힘든 상황. 결국 SBS 인기가요에서 'Wanna'로 1위를 하자마자 활동곡을 '미스터'로 바꾼다. 하지만 이 때는 이미 '미스터' 역시 대중들에게 소비될 만큼 소비된 상황이었기에 탄력을 받지 못한다. '미스터'는 많은 대중에게 카라의 대표곡으로 알려져 있지만 급하게 활동곡으로 선정되느라 뮤직비디오조차 존재하지 않고, 본격적인 활동을 했을 때는 이미 바람이 지나간 뒤라 음악 방송에서 1위에 오르지 못한 비운의 곡이다. 타이틀곡 선정에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다만 위로할 점은 '미스터'로 시도한 일본 진출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한국에서보다 더 큰 인기를 누렸다는 점이다. 물론 카라 이전에 여러 한국 가수들이 일본에서 활동을 하며 K-pop의 저변을 넓혀 왔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어쨌든 카라는 일본에서 엄청난 대성공을 이루며 정상급 아이돌로 자리매김한다. 사실 한국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던 원더걸스나 소녀시대에 비해 파급력이 약했고 여러 면에서 한 수 아래로 취급됐지만, 일본에서의 성공이 입소문을 타며 한국에서도 정상급 걸그룹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러던 2011년, 박규리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이 소속사인 DSP 미디어에 전속 계약 해지 통보를 하며 일명 '카라 사태'가 발발한다. 이후 구하라가 계약 해지 통보를 철회하긴 했지만, 3대2로 갈라진 상황은 팬들의 마음을 애타게 했고, 이후 끝없이 시달려야 하는 불화설의 시초가 되기도 했다. 다행히 사태가 마무리되며 팀은 갈라지지 않았지만, 좋아했던 팬들에겐 가슴아팠던 일이고 대중들에겐 좋지 않은 사건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전속 계약 해지 통보 사태가 정리된 후 발표한 정규 3집 <STEP>이 한국에서도 크게 성공하며 불안을 떨치는 데 성공한다. 이 앨범은 이후 2016년 트와이스가 두 번째 미니 앨범 <PAGE TWO>가 10만장을 판매하기 전까지 한국에서 걸그룹이 10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넘긴 마지막 앨범이었다. 일본 활동과 한국 활동을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고, 여러 논란들도 있었지만 정상급 걸그룹으로서의 자리를 지켜내는 데에 별 무리가 없었다.

    그러던 중 2014년, 카라의 전성기를 함께 한 두 멤버 니콜과 강지영이 재계약을 하지 않으며 팀에서 탈퇴하는 일이 벌어진다. 대부분의 팬덤은 5인조 카라의 활동 시기에 유입되었기 때문에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거기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새 멤버를 영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 사이마저 갈라지기 시작했다. 새 멤버 영입에 찬성하는 측은 이미 한 차례 멤버 교체를 한 일이 있고 사실상 남은 세 멤버만으로 활동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이유였고, 반대하는 측은 5명의 카라만이 카라로서 가치가 있으며 새 멤버 영입 과정에서 기존 멤버들과 상호작용이 부족했다는 이유 등을 들었다. 카라의 일부 팬 사이트는 기존 5인 카라를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새 멤버 역시 지지하는 쪽은 새로운 팬 사이트를 설립하는 등 팬덤이 양분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된다.

    어쨌든 이런 잡음 속에서 새 멤버는 허영지로 선택되며 카라는 다시 4인조가 된다. 새 멤버 영입 이후 허영지를 잘 챙겨주는 기존 멤버들의 모습에 재입덕했다는 팬들도 있고, 새 멤버 허영지 역시 자신의 매력을 갖추고 있었던 데다 각종 예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나름의 인기를 얻는 데에는 성공한다. 하지만 6번째 미니 앨범 [Day & Night]의 타이틀곡 '맘마이아'는 이전 5인조 시절만큼의 성적을 얻지는 못했다. 일단 탈퇴한 멤버들의 팬들이 이탈한 데다 데뷔 연차가 상당히 지난 시점이어서 신선함이 부족하기도 했다. 게다가 멤버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기도 한 여파도 분명히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2015년 7번째 미니 앨범 [In Love]를 마지막으로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 세 멤버가 DSP와 재계약을 맺지 않으며 카라라는 그룹은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멤버들은 영화, 드라마, 예능 등에서 활동하며 홀로서기를 해내고 있는 중이다. 

    정상급 아이돌 그룹이라고 하더라도 10년 이상 유지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그것을 해낸 그룹이 흔치 않다는 점을 상기한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해체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맞이한 카라의 10주년은 팬으로써는 아쉬운 점이 크다. 더구나 위에 언급한 여러 고난들을 거치며 활동해 온 팀이기에 더욱 아쉽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멤버들은 현재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여러 통로를 통해 팬들에게 노출하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성공하는 것 역시 팬으로서 간절히 바라지만, 언젠가 카라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함께 서는 날도 다시 돌아오길, 10주년을 맞아 한 번 더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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