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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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생을 갈아 넣은 연예기획사의 책임방기쇼, 아이돌 서바이벌Feature/Entertainment 2017. 8. 31. 23:11
아이돌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다. 이 말을 몇 년전부터 썼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어쨌든 지금도 달라진 건 없다. 1년에 기백팀이 데뷔하고 사라지며, 그 어떤 방송 무대에도 서보지 못한 팀도 숱하게 많을 것이다. 아이돌 그룹은 정말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해야 한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 사회에서 그렇지 않은 분야는 없다. 그저 아이돌 그룹 시장도 다르지 않을 뿐이다.하지만 최근들어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생존자에게 데뷔라는 보상을 선사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최고의 히트작은 Mnet의 '프로듀스 101'이지만, 소속 기획사와 상관없이 참가를 하고 데뷔 이후에도 한시적 활동을 하다가 해체한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은 이벤트성이 강하다. 때문에 이 '프로듀스 101'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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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BLACKPINK)를 보며 느끼는 오묘함Feature/Entertainment 2017. 6. 28. 23:03
사실은 블랙핑크(BLACKPINK)의 새 싱글 '마지막처럼'에 대해서 글을 쓰려고 음악을 들으며 이것저것 떠올리다가 생각이 사방팔방으로 뻗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블랙핑크에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마지막처럼'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기존에 발매됐던 곡들을 들어보고 뮤직비디오나 무대 영상을 찾아 보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꼈다. 이 글은 위화감을 느낀 나 스스로의 감정을 추적해가는 과정이 될 것 같다. 그러거나 말거나 관심없으시다면 죄송합니다.일단 블랙핑크라는 팀의 이름부터 이해해보자. 원래 어떤 의미가 있건 내가 받아 들인 정보들을 해석한 바에 의하면 상당히 직관적인 이름인 것 같다. '블랙'은 투애니원(2NE1)으로 기억되는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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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넛과 스윙스가 꿈꾸는 세상Feature/Entertainment 2017. 6. 9. 22:06
지난 글에서 저스트 뮤직(Just Music) 소속의 아티스트 블랙넛(Black Nut)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링크 "블랙넛(Black Nut), 갈 곳 잃은 오발탄") 블랙넛은 사회적인 금기를 깨가며 자신을 공격하는 특이한 성향의 래퍼였으나, '쇼미더머니'에서의 성공 이후 자신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금기를 깬다'는 개념만 남아 타인을 향한 공격을 서슴없이 행하는 방향으로 변질되었다고 결론을 내렸었다.그리고 최근 블랙넛의 비윤리적 가사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래퍼 키디비(KittiB)가 블랙넛을 고소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블랙넛은 2016년 초에 공개된 저스트 뮤직의 단체곡 'Indigo Child'에 키디비를 향한 성폭력적 가사를 썼고, 최근 공개된 저스트 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 수록곡 중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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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 얄팍한 욕망의 집합소Feature/Entertainment 2017. 5. 26. 22:49
엠넷(Mnet)의 힙합 프로그램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이하 '쇼미')가 곧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다. '쇼미'에 대한 여러가지 논란과는 별개로 좋은 게 좋은 거라고만 생각해본다면, '쇼미'를 통해 힙합이라는 장르는 대중의 일상에 더 빠르고 자연스럽게 스며 들었으며, 실력있는 여러 뮤지션들이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이제는 유지 여부도 불명확한 '슈퍼스타 K'를 밀어내고 '프로듀스 101'과 함께 명실상부한 엠넷의 간판 프로그램이 되었다.처음부터 '쇼미'가 탄탄대로를 걸었던 것은 아니다. '슈퍼스타 K와 나가수를 결합했다'는 요상한 홍보 문구는 사실 그대로였다. 아마추어 래퍼들을 상대로 오디션을 거쳐 결승 참가자들을 선발하고 나면, 그들이 심사위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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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방송 순위제의 종말Feature/Entertainment 2017. 4. 29. 14:57
이변이라는 말이 맞는 표현일지 잘 모르겠다.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져 있지 않았던 걸그룹 라붐이 KBS '뮤직뱅크'에서 무려 아이유를 꺾고 2017년 4월 마지막주 1위를 거머쥐었다. 라붐의 데뷔 후 첫 1위를 축하하고 싶지만 의구심부터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물론 내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라붐의 인기가 차근차근 올라가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게 공중파 음악 방송 1위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만큼 커져 있을 거라는 확신은 들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나의 의심이 합리적인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1위 후보에 오른 아이유의 '사랑이 잘'은 정규 앨범의 선공개곡이기 때문에 방송 활동도, 별도의 음반 판매도 없었다. 다만 음원 차트에서 장기간 1위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시청자 선호도 점수라는 불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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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넛(Black Nut), 갈 곳 잃은 오발탄Feature/Entertainment 2017. 4. 24. 17:22
내가 오래전부터 힙합을 들어왔다는 이유로 '쇼미더머니' 이후 힙합에 관심을 갖게 된 친구들이 종종 나에게 이런저런 것들을 물을 때가 있다. 몇 년전 어느 술자리, 그날의 질문은 이거였다. "니가 요즘 눈여겨 보는 신인 래퍼는 누구냐?". 나의 대답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요즘 블랙넛이 좋던데". 당시의 나는 블랙넛에게 관심과 기대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그의 가사는 다른 래퍼들과는 확실히 다른 면이 있었다. 다른 래퍼들은 상대와의 경쟁에서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음악으로 끊임없이 증명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자신이 랩을 얼마나 잘하는지부터 시작해서 내가 랩을 해서 얼마나 비싼 물건들을 살 수 있게 되었는지 늘어놓는 것은 이 과정의 일부이다. 가진 것이 없다면 앞으로 열심히 해서 가지고야 말겠다는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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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 반드시 노홍철이 필요할까?Feature/Entertainment 2017. 4. 10. 22:26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또 다시 공백이 생겼다. 광희가 새 멤버로 영입될 때부터 발목을 잡던 군대 문제가 결국 현실로 다가왔고, 멤버 수는 다시 5명이 되었다. 사실 이전에 다른 멤버들의 공백 때보다 광희의 공백은 그다지 큰 타격은 아니다. 모두가 인정하듯 광희는 주도적인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고, 자신의 롤에만 충실히 임하는 수준에서 제 역할을 하다가 자리를 비웠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는 누가 자리를 비웠냐보다 멤버 수가 줄었다는 것이다. 물론 무한도전이 꼭 6인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동안 각종 사건사고로 5인 체제로 진행됐던 경우도 많다. 그러나 멤버 수가 줄어들면 출연진의 피로도가 올라가고, 제작진 입장에선 아이템을 활용하는 데에 한계가 생긴다. 특히나 팀 대결을 하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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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여겨 볼만한 신인 카드(K.A.R.D)Feature/Entertainment 2017. 4. 9. 22:12
근 10년간 DSP 미디어를 먹여 살린 것은 카라였다. 그리고 그 뒤를 바짝 따라 붙었던 유일한 팀은 레인보우였다. 나머지 팀이나 아티스트들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사실 성과가 나오는 카라와 레인보우에 집중하느라 그들에게 제대로 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레인보우의 공백기를 감안한다면,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자원이 카라를 위해 집중 투자되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 카라가 2016년을 기해 핵심 멤버들과의 재계약에 실패한데다, 얼마 뒤 그나마 나름의 유명세를 얻고 성과를 내던 레인보우마저 해체되었다.데뷔 이후 줄곧 꽤 열심히 푸시했던 에이프릴도 아직 지지부진하고, 에이젝스(A-JAX)의 한국 활동은 중단된 지 꽤 오래 됐으며, 야심차게 추진한 클릭비의 재결합 역시 그다지 가시적인 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