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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 올 때 듣기 좋은 노래 FAVORITE 5
    Feature/FAVORITE 5 2017. 4. 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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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RO

    비는 인간에게 참으로 복잡한 존재이다. 너무 오지 않아도 문제이고 너무 많이 와도 문제이기 때문이다. 적당히 필요한 만큼만 와주면 좋을텐데, 자연의 거대한 섭리에 인간이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래도 적당한 비는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들어 준다. 신발과 양말이 젖고, 우산이라는 불편한 소지품이 하나 더 늘고, 어떤 날은 머리 모양을 망치기도 하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왠지 우수에 젖는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유독 그런 기분이 드는 날에만 찾아 듣게 되는 음악이 있다. 개인적으로 그런 기분이 들 때 듣는 음악들을 5곡 꼽아 보았다. 흔히 '비 오는 날'하면 떠오르는 음악도 섞여 있지만, 그만큼 좋은 노래라는 의미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다시 한 번 들어보는 건 어떨까. 벚꽃이 피는 봄날이면 괜히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한 번은 들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듯이.

    1. 유재하 - 우울한 편지

    이 노래에 대해 이야기하면 영화 '살인의 추억'은 당연히 언급해야 한다. 비 오는 날 라디오에 누군가가 자꾸만 신청하던 노래. 이 노래를 신청하던 이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연쇄 살인 사건의 용의자이긴 하지만). 재지한 선율 위로 담담하고 건조하게 노래를 불러 내는 유재하의 목소리는 맑은 날에도 비가 오고 있는 것 같은 심정을 느끼게 해준다. 길지 않은 가사에 꾹꾹 눌러담은 마음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비 오는 날 듣지 않고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노래이다.

    2. Soulman & Minos - No One Ever (Feat. 샛별)

    아무도 모르게 나 혼자 정해 놓은 규칙이 있다. 비 오는 날은 R&B이다. 마이노스의 발랄한 랩이 얹혀져 있긴 하지만, 농염하게 흐르는 트랙 위로 끈적한 소울맨의 보컬은 이 곡의 주인공이다. 후렴 부분에 특별한 멜로디 라인이 정해져 있지 않고 소울맨의 애드립이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데, 매순간 어떻게 흐를지 예측하기 힘든 소울맨의 보컬을 따라 가며 감상적인 기분에 흠뻑 취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Coffee calls for a cigarette]이라는 제목답게 비오는 날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하며 듣기에 매우 적절한 노래이다. 다만 담배는 흡연실에서 피도록 하자.

    3. Epik High - 우산 (Feat. 윤하)

    비 오는 날 들어야 할 노래를 고르라면 많은 사람들이 꼽는 노래이다. 제목부터 '우산'이니 비 오는 날 듣기에 가장 적합하다. 단촐하게 담아낸 편곡 위로 담담하게 부르다가도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깔끔하게 고음을 뽑아 내는 윤하의 목소리는 물론, 비 오는 날의 상황을 활용해 이별의 상황을 가사로 풀어낸 타블로와 미쓰라의 노래하듯 읊조리는 랩 역시 매우 잘 어울린다. 여담으로 랩이 없는 윤하 솔로곡 버전의 '우산' 역시 비 오는 날 듣기에 좋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4. 윤종신 - 말꼬리 (Feat. 정준일)

    월간 윤종신을 막 시작했을 때, 사실 해결되지 않는 불안 요소들은 분명히 존재했다. 그 중 가장 큰 것은 한 달에 한 곡을 만들어 내는 데 완성도가 보장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그리고 만 1년을 꽉 채운 2011년 상반기까지 이 불안 요소를 날려줄 만한 곡은 나오질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 시점에 발매된 2011년 6월호 '말꼬리'는 정말 소중한 곡이다. 빗소리 뒤로 건반이 깔리고 정준일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 이 노래는 월간 윤종신 자체에 대한 불안을 날려 버렸다. 담담하다가도 격정적으로 변하는 정준일의 목소리와 구구절절한 윤종신 특유의 가사가 조화된, 월간 윤종신 최고의 곡을 꼽을 때 언제나 손에 꼽히는 노래이다.

    5. 마일드 비츠 & 소리헤다 - 여행자

    마지막 곡은 사람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연주곡이다.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두 프로듀서 마일드 비츠와 소리헤다의 합작 [연우(煙雨)]의 수록곡 '여행자'이다. 이 앨범은 두 프로듀서가 한 곡씩 번갈아가며 프로듀싱을 맡았지만, 마치 한 사람이 만든 듯 일관적인 분위기를 유지한다. 아무도 이의제기하지 않겠지만 다른 곡들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가장 좋아하는 곡을 꼽았을 뿐, '안개처럼 뿌리는 비'라는 앨범의 제목답게 수록곡 전곡이 비 오는 날 듣기에 안성맞춤이다. 랩도 노래도 없는 연주곡들을 들으며 잠시 지친 마음을 달래기에 매우 좋다. 물론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감상에 빠지고 싶다면, 마음껏 잡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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