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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 FAVORITE 5
    Feature/FAVORITE 5 2019. 5. 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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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ro

    2019년에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 게임>을 마지막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의 한 챕터가 마무리 됐다.(실제로 마블 스튜디오는 곧 개봉할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페이즈3의 마지막이라고 한다지만,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총 22편의 영화가 개봉했으며, 2008년부터 햇수로 12년 동안 수많은 관객들을 만나 왔다. MCU는 슈퍼히어로 영화의 붐을 불러 일으켰고, 각기 다른 개별 작품이 세계관을 공유하며 서로 접점을 만드는 미국 코믹스의 방식을 영화에 성공적으로 이식하는 등 다양한 산업적, 문화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 한 챕터를 마무리하는 것을 기념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MCU의 영화 5편을 골라보았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 각 영화의 스포나 <어벤져스: 엔드 게임>과 관련된 스포는 자제하였으니 편안하게 읽어보시길 바란다.

    1.<아이언맨> (2008)

    현재까지의 MCU의 실질적인 주인공을 꼽으라면 아이언맨을 꼽기를 주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이언맨은 한국에선 크게 알려지지 않은 캐릭터였고, 주인공을 맡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역시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배우는 아니었지만, <아이언맨>은 나름의 즐거움을 선사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토니 스타크가 사고뭉치에서 슈퍼 히어로로 차근차근 성장해가는 과정을 시종일관 유쾌하게 담아냈고,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 블록버스터 영화로서의 즐거움도 잘 살려낸 작품이다. "I am Iron Man"이라는 마지막 대사 역시 자연스레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드는 큰 임팩트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제는 아이언맨의 상징같은 대사가 되었다. 또 지금이야 MCU의 영화를 보고 나면 엔딩 크레딧 이후 나오는 '쿠키 영상'을 보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졌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즉시 자리를 뜨던 한국 관객들의 분위기상 '쿠키 영상'을 놓친 후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재관람을 하는 사람들도 속속 나타났던 것도 돌이켜보면 재밌는 현상이었다고 기억한다.

     

    2.<어벤져스> (2012)

    사실 <아이언맨>을 제외하면, <어벤져스> 이전까지의 MCU 영화들은 흥행에서도 비평에서도 그리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MCU 최초의 팀업 영화인 <어벤져스>는 "여러 영화에 등장한 인물들이 뭉친다."는 흔히 접하기 어려웠던 방식과 아이언맨의 인기에 힘입어 대박을 터뜨린다. 각 영화의 흐름이 이 한 편 안에서 합쳐지며 여러 캐릭터들이 서로 대립하다가도 끝내 힘을 합치는 방식은 보는 이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후반부의 뉴욕 전투 장면에서 각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도 캐릭터들이 함께 했을 때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도록 한 연출은 훗날 마블 스튜디오가 비슷한 시도를 했던 다른 슈퍼 히어로 영화 프랜차이즈들과 확실히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각인시킨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후의 MCU의 영화들이 어떤 색깔을 가지고 가야 하는지를 확립시켜준 영화.

     

    3.<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

    '캡틴 아메리카'는 이름 때문에 '미국이 세상에서 가장 정의로우며 미국이 세상의 악을 무찌르고 지구의 평화를 수호한다'는 류의 흔히 봐왔던 지극히 할리우드적인 캐릭터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 캡틴 아메리카의 첫 영화인 <퍼스트 어벤져>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오명을 씻어낸 것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이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는 캡틴 아메리카가 오히려 범죄자가 되고 그를 잡으려는 기관에 맞서는 내용을 담아냄으로써 캡틴 아메리카가 단순히 국가주의적인 차원이 아니라 윤리적 차원에서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캐릭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했다. 한 편의 첩보물을 연상시키는 스토리 라인의 흡인력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가치는 액션씬에 있다. 번개를 부르고 에너지 빔을 쏴대는 강철 옷을 입고 있는 다른 캐릭터들과 다르게 단순히 신체적 능력이 강화된 존재라는 캐릭터 설정은 몸으로 만들어 내는 액션을 필연적으로 불러 왔고,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는 그러한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초반부에 납치된 쉴드의 선박에서 펼쳐지는 배트록과 캡틴 아메리카의 1대1 육탄전은 두고두고 감상할 만큼 잘 짜여졌다. 스토리에 한 번, 액션에 다시 한 번 집중하여 여러 번 감상할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이다.

     

    4.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다른 캐릭터들은 안 그랬겠냐만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정말 영화가 나오기 전까진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코믹스에서는 역사도 오래 되었고 멤버 교체도 잦았기에 영화 개봉 전까지 한국어로 된 웹사이트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관련된 자료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MCU에서 가장 개성이 강한 캐릭터쇼를 보여주며 가장 인상깊은 영화 중 한 자리를 차지한다. 저마다 문제점을 잔뜩 지니고 있는 캐릭터들이 좌충우돌하며 힘을 합치는 과정은 <어벤져스>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대의보다는 개인적 욕망이 이 캐릭터들의 원동력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멤버 개개인의 욕망이 결국 같은 목표를 향하게 하는 스토리는 어물쩡 악당들을 정의의 사도로 만들어버린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와는 차원이 다른 디테일을 보여준다. 흔히 예측할 수 있는 흐름을 무심한 듯 깨뜨리는 순간들도 예기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MCU의 가장 유쾌한 영화가 아닐까 한다.

     

    5.<블랙 팬서>(2018)

    'MCU 최초의 흑인 히어로 영화'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블랙 팬서라는 캐릭터에 만화책에 등장한 지 벌써 수십 년이 지났다. 올해가 되서야 'MCU 최초의 여성 히어로 영화'라는 수식어로 개봉한 <캡틴 마블>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코믹스 산업은 미국의 다양한 사회적 변화에 비교적 발빠르게 대응하며 발전해왔던 것과 달리 이를 영화로 이식하는 데에는 마블 스튜디오가 지나치게 보수적이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 팬서>는 큰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스토리 자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각종 고난 끝에 영웅으로 각성한다는 슈퍼 히어로 영화의 문법을 답습하는 듯하지만, 그 각성의 내용이 흑인 사회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특히 악당으로 등장하는 '킬몽거'의 역할이 그러한데, 비록 폭력적인 방식을 활용하여 비정상적인 욕망을 품고 있는 인물이었지만, 이 '킬몽거'가 지니고 있는 결핍은 미국 사회에서 흑인들(감히 넓게 해석하자면 유색 인종들을 포함하여)이 품고 있던 결핍의 내용과 상당수 맞아 떨어진다. 그런 '킬몽거'와의 대결을 통해 블랙 팬서가 한 국가의 왕자로서가 아니라 한 명의 흑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며 각성한다는 점은 후에 개봉한 <캡틴 마블>이 여성들에게 주는 상징성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이런 메시지와 더불어 '와칸다'라는 과학이 극도로 발전한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 효과와 액션씬을 보는 재미 또한 영화를 감상하는 데 큰 즐거움이 되어준다.

     

    Outro

    처음부터 이렇게 계획되진 않았으리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MCU는 한 시대를 마무리하고 다음 시대로의 이행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몇 편의 영화가 어떻게 등장해 어떤 이야기를 꾸려갈 지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이야기들도 충분히 흥미진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유 있는 날, 이 영화들을 쭉 돌아보며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다양한 MCU의 미래를 상상해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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