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를 소재로 한 노래 FAVORITE 5Feature/FAVORITE 5 2019. 2. 22. 11:41반응형
Intro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범위를 점층적으로 확장해 나가보자. 집, 동네, 지역, 국가, 세계, 지구, 그리고 우주. 우리는 우주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거대한 우주의 바깥은 또 무엇이 있을지 우리는 아직 알 수 없으며, 아마 영원히 모를 확률이 높다. 이 넓은 우주에 한 생명이란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
이런 천 번은 들었을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단순히 우주(혹은 천체)를 소재로 한 노래들을 다뤄보려고 한다. 우리가 아무리 미미한들 먹고는 살아야 하고 음악은 듣게 될 테니까. 순서는 발매일.
1.보아(BoA) - No.1
보아의 2집 타이틀곡, 2002년에 발매된 'No.1'이다. 사랑하는 이와 헤어진 후의 슬픔을 달에게 털어놓는 노래다. 많은 사람들이 꼽는 보아의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지금 활동하는 아이돌들을 생각하면 그렇게 어린 것도 아니건만, 당시에 17살의 춤추고 노래하는 보아는 경이로운 존재처럼 보였다. 지금의 보아의 활동을 본다면 그것이 단순히 나이 때문이 아니라 보아라는 뮤지션이 지닌 재능 때문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긴 하다. 아무튼 나는 이 노래가 지금의 보아를 있게 한 노래라고 생각한다. 벌써 발매된지 17년이 다 되어가지만(보아는 그때의 나이만큼 더 살았고 여전히 빛나는 중인 셈이다) 한 번씩 찾아 듣게 되는 노래이다.
2. 종이학 - 명왕성
래퍼 아날로그 소년과 보컬 겸 프로듀서 김박첼라의 듀오인 '종이학'이 내놓은 싱글 '명왕성'이다. 이 앨범은 참고로 종이학의 정규 앨범인[종이학개론]에도 수록되어 있다. 태양계를 구성하는 행성 중 가장 멀리에 자리잡은 행성이었다가 학술적 이유로 인해 행성의 자리에서 탈락한 명왕성이란 존재는 예술가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주는 것 같다. 당장 음원 사이트에서 '명왕성'을 검색해봐도 여러 곡이 검색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종이학의 명왕성이다. '태양' 그 주위를 맴돌다가 이젠 결국 멀어졌지만 여전히 맴돌게만 해달라는 내용의 노래.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처량한 느낌을 주는 데에는 최적화된 김박첼라의 보컬이 "궤도 안에 나를 당겨줘"라는 가사를 읊조리는 순간부터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을 느낄 것이다.
3.러블리즈(Lovelyz) - Destiny(나의 지구)
2016년 발매된 러블리즈의 세 번째 미니 앨범 타이틀 곡 'Destiny(나의 지구)'는 '태양-지구-달'의 관계를 애정 관계로 풀어낸 노래이다. 화자(달)가 사랑하는 사람(지구)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태양)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뿐만 아니라 "그대 그 마음에 파도가 치길", "고개를 돌릴 수가 없어 난 너만 보잖아", "내 맘은 차고 또 기울죠" 등 달과 지구 사이에 발생하는 천문 현상을 가사에 풀어낸 솜씨가 여러모로 놀랍다. 특히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을 "한 번 그녀를 막고 서서 빛의 반지를 네게 주고 싶은데"라는 부분에서는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온다. 공전을 상징하듯 빙글뱅글 도는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다. 활동 당시에 음악 방송에 출연하는 그 날의 달에 따라 옷의 밝기를 조절했던 것도 나름 화제였다. 여러모로 작은 아이디어 하나를 다채롭게 활용했고, 개인적으로는 러블리즈의 대표곡이 바로 이 노래라고 생각한다.
4.우주소녀 - 우주정거장
우주소녀는 데뷔 때부터 '멤버마다 별자리가 다르다', '우주에서 온 소녀' 같은 요상한 컨셉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막상 '우주'를 소재로 한 노래를 낸 적은 없었다. 오히려 '꿈꾸는 마음으로' 활동부터는 마법 학교 컨셉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중. 그래서 팀 이름인 '우주소녀'나 팬덤 명인 '우정(우주 정거장의 줄임말)'이나 조금 뻘쭘할 뻔도 하였다. 다행히 2019년 발매된 미니 앨범 [WJ STAY?]의 수록곡 '우주 정거장'과 '1억 개의 별' 같은 노래로 이름값을 했다. 그 중 '우주정거장'은 우주소녀의 멤버 다원의 자작곡으로 팬덤에게 보내는 팬송이다. 자신의 팬들을 지구인으로, 자신들을 그런 지구인에 닿고 싶은 우주인으로 설정해 가사를 풀어나간다. 편안한 마음으로 듣기에 무난한 노래.
5.이달의 소녀 - 위성(Satellite)
이달의 소녀 완전체의 리패키지 앨범에 수록된 곡. 사실 제목은 '위성'이지만 가사에는 '맴돌고 있어 난 너의 행성'이라고 나온다. 나는 문과 출신이라 정확히는 모르지만(문송합니다) 위성과 행성은 다른 것 아닌가하는 생각만 하고 있다. 영문명으로 달의 신을 뜻하는 'Luna'와 같은 발음의 'Loona'를 사용하는 이달의 소녀이기에 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별빛보다 달빛이 좋아"라면서 "나는 행성"이라고 하는 건 아무래도 앞뒤가 맞지 않다. 행성은 별의 주위를 맴도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가사의 엄밀함과는 별개로 익숙하게 잘 잡히는 멜로디와 트렌디한 편곡이 조화를 잘 이루는 곡이다.
Outro
이달의 소녀의 '위성'을 듣고 비슷한 소재의 곡을 묶어 보면 어떨까 싶어서 쓰기 시작한 글인데 막상 쓰고보니 '위성'이 가장 의문점을 많이 남긴 노래가 되었다. 대체로 무언가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다, 닿고 싶다 등의 정서를 공유하는 노래들이다 보니 서로 비교해가며 들으면 쏠쏠한 재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응형'Feature > FAVORITE 5'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에 듣기 좋은 한국 힙합 FAVORITE 5 (0) 2019.03.09 랍티미스트(Loptimist) 프로듀싱 트랙 FAVORITE 5 (0) 2019.02.28 2018년 걸그룹 노래 FAVORITE 5 (0) 2019.01.01 2017년 걸그룹 노래 FAVORITE 5 (0) 2017.12.24 여름에 듣고 싶어지는 걸그룹 노래 FAVORITE 5 (0) 2017.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