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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에 듣기 좋은 한국 힙합 FAVORITE 5
    Feature/FAVORITE 5 2019. 3. 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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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ro

    3월이면 바야흐로 봄이다. 순식간에 바뀌는 날씨 때문에 거리를 나서면 얇은 니트부터 롱패딩까지 다양한 패션을 만날 수 있지만(얼마전에는 롱패딩 입은 사람 뒤로 반팔 입은 사람이 지나가는 것도 봤다.) 어쨌든 봄은 봄이다. 기온이 영하로 잘 내려가지 않고 나무들은 서서히 꽃을 틔울 준비를 한다. 봄이 되면 내가 느끼는 가장 큰 감정은 '나른함'이다. 춘곤증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겨우내 얼어있던 몸이 서서히 녹아내리며 몸을 감싸는 나른함이 그 무엇보다 좋다. 그래서 그렇게 나른한 기분이 들 때 어울리는 한국 힙합 음악들을 5곡 골라보았다. 봄의 활기참과 생기보다는 나른함에 중점을 두고 골랐다는 것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순서는 발매일 순.


    1.서울스타(Seoul Star) - Do you remember

    첫번째로 소개할 노래는 각나그네와 정기고의 듀오, 서울스타의 싱글 [Do you remember]의 수록된 동명의 노래 'Do you remember'이다(소울스타가 아니다). 미스터리한 프로듀서 크리티컬 피(Critickal P)가 전곡을 프로듀싱했다. 수록곡이 모두 사랑 노래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굳이 꼭 이 곡뿐 아니라 다른 곡들을 들어보아도 봄날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다만 속삭이듯 뱉는 각나그네의 랩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는 있다. 매우 완성도 있는 싱글이었고 두 사람의 조화도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재결합을 바랐다. 하지만 아쉽게도 각나그네와 정기고의 불화가 두 뮤지션의 블로그와 미니 홈피를 통해 표면화되었고 각나그네가 2011년 이후 모든 음악활동을 접고 칩거하고 있기 때문에(김아일은 각나그네와 연락하고 있다고 마이크 스웨거에서 밝혔다) 재결합은 요원하다. 이 싱글이 마음에 들었다면 두 뮤지션이 서로의 작업물에 피쳐링을 하며 도움을 준 트랙들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2.인피닛 플로우(Infinite Flow) - Dialogue pt.2(feat.지선, 전제덕)

    재지하면서도 소울풀한 음악 스타일과 'Respect'라는 화두로 존재감을 뽐냈던 인피닛 플로우(Infinite Flow)의 2005년 발매된 첫 정규 앨범 수록곡이다. 발매 당시에는 대중성을 노렸는지 팀 이름을 아이에프(I.F.)로 줄였는데 나는 오히려 가독성이 더 떨어진다고 1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생각한다. 1집 앨범에서는 크리티컬 피가 프로듀싱한 '설레임'을 제외한 모든 노래를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가 프로듀싱했는데, 기존의 인피닛 플로우의 색채보다는 소울스케이프의 아이덴티티가 더 부각되는 바람에 이 1집은 탄탄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혹평을 좀 들었다. 시간이 흐른 후에 앨범의 음악 그 자체로 재평가되는 면은 있었지만.

    여러 노래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노래는 'Dialogue pt.2'이다. 넋업샨과 영지엠(현재는 비즈니즈)이 곡 제목처럼 대화를 하듯 랩을 주고 받고 러브홀릭의 보컬로 유명한 지선의 목소리가 따스하게 흐르며 그 위를 전제덕의 하모니카가 감싸는 조화는 지금 들어도 사뭇 설렘을 준다. 듣다보면 어디로든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는 노래.


    3.이루펀트(Eluphant) - Pink Polaroid(봄날의 곰 Mix)

    세번째 노래는 키비(Kebee)와 마이노스(Minos)의 프로젝트로 출발해 현재는 레귤러가 된 이루펀트(Eluphant)의 첫 앨범 [Eluphant Bakery]의 수록곡 중 'Pink Polaroid'의 리믹스 버전이다. 원곡 역시 같은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데 상당히 빠른 템포에 일렉트로니카를 연상시키는 편곡이 인상적인 노래이다. 다만 리믹스 명칭으로 붙은 말처럼 봄날의 나른함에는 리믹스 버전이 더 어울린다. 심플한 기타 리프 위로 노래와 랩 중간 어디쯤에서 목소리를 내는 키비와 마이노스의 목소리가 따스함을 전달해주는 곡.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가사에 등장하는 '피스타치오'가 뭔지 몰라서 이탈리아의 음식 이름인가 했었다. 아무튼 원곡도 나름의 생기발랄함이 매력이지만 리믹스 버전도 충분히 매력 있는 노래이다.


    4.재지팩트(Jazzyfact) - Close to you

    빈지노(Beenzino)와 시미 트와이스(Shimmy Twice)의 팀 재지팩트(Jazzyfact)의 첫 앨범 수록곡 'Close to you'는 재즈 명곡 중 하나인 'Moody's Mood for love'를 샘플링한 노래이다.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트랙은 'Close to you'였다.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다가가서 지금의 남자친구를 버리고 자신에게 오라는 파격적인 가사를 담고 있으나 노래의 분위기상 상당히 밝고 유쾌하게 흘러간다. 새로운 꽃이 피듯 새로운 사랑을 막 시작하고픈 마음이 드는 계절이 봄이라면 그 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물론 원래 남자친구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복장이 뒤집어지겠지만).


    5.매드 클라운(Mad Clown) - 별이 빛나는 밤에(feat.강선아)

    마지막 노래는 마미손...아니 매드 클라운(Mad Clown)의 첫 EP 수록곡 '별이 빛나는 밤에'이다. 원래 프로듀서인 소리헤다의 첫 정규 앨범에 수록되었던 곡이었으나 매드 클라운의 EP 앨범에도 그대로 수록되었다. 소리헤다의 앨범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곡으로 꼽히던 곡이기에 매드 클라운 본인도 애착이 갔던 모양이다. 재지한 힙합을 잘 다루기로 정평이 나 있던 소리헤다의 프로듀싱에 평소와는 다른 나긋나긋한 랩을 얹은 매드 클라운의 목소리가 매우 잘 어울린다. 노래 가사처럼 봄의 어느 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듣는다면 이보다 더 어울릴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아직 한 번도 시도는 못해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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