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소녀 '꿈꾸는 마음으로'

4번째 미니 앨범 [Dream your dream] 수록곡

2018년 2월 27일 발매

우주소녀라는 그룹의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던 순간은 역시 2016년 8월 발매된 두 번째 미니 앨범 타이틀 곡 '비밀이야'로 활동하던 시기라고 생각한다. '비밀이야'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에 다양한 서브컬쳐를 접목시켜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 낸 뮤직비디오, 그리고 13명이라는 인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안무 동선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는 완성도를 선보였다. 이후 발매된 '너에게 닿기를' 역시 큰 줄기에선 '비밀이야'의 기조를 따라갔다.

하지만 그 이후 발매된 'Happy'는 지나치게 흥행을 의식한 나머지 '비밀이야'와 '너에게 닿기를'을 통해 구축한 우주소녀의 색깔에서 크게 벗어나 트와이스의 그늘 안에 너무 발을 들이밀었다. 그렇다고 'Happy'가 주목할 만한 매력이 있었던 노래였는가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결국 'Happy'는 흥행에서도 좋지 않은 결과를 얻고, '비밀이야'와 '너에게 닿기를'을 통해 매료된 팬들에게도 혹평을 받고 만다.

'Happy'의 실망스러운 결과 이후 9개월, 우주소녀가 '꿈꾸는 마음으로'로 돌아왔다. 돌아왔다는 말은 당연히 컴백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비밀이야'와 '너에게 닿기를'을 통해 구축했던 우주소녀 특유의 색깔로 다시 돌아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는 그대로지만 부드러움을 강조하던 안무에서 박력을 드러내는 안무로 변화를 주었다는 점, 그리고 '비밀이야'의 뮤직비디오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듯한 느낌의 뮤직비디오까지. 흥행을 위한 시도 역시 우주소녀라는 그룹이 가진 색깔 안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Happy' 이전의 우주소녀를 좋아했던 이들에겐 무엇보다 반가운 모습이다.

다만 음악이 전작만큼 만족스럽진 않다는 점은 아쉽다. 앞부분의 매력적인 도입부와 가사를 받쳐 줄 또렷한 후렴구가 부재하다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힌다. 현재의 후렴 멜로디 역시 나름대로의 매력을 지니고는 있지만, 멜로디가 손쉽게 잡히지 않는다는 인상이 강하다. '안 되면 되게 해'나 '강해져 너땜에'같은 인상적인 가사 역시 또렷하게 잡히지 않는 멜로디 속에서 귀에 꽂히질 않는다. 특히 우주소녀의 강점 중 하나인 메인보컬 유연정의 시원스레 뻗는 고음을 활용하는 부분이 적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아쉽다.

완벽하게 만족스럽다고 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우주소녀라는 그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계획이 이제서야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꿈꾸는 마음으로'는 그런 면에서 우주소녀의 커리어에 좋은 방점을 찍은 셈이다. '꿈꾸는 마음으로' 역시 나름의 매력을 지닌 곡이다. 하지만 '꿈꾸는 마음으로'에 아쉬움이 남는 만큼 우주소녀가 앞으로 무엇을 보여주게 될 지를 기대하게 한다는는 데에 더 의미가 있는 곡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