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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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Fana) [FANACONDA]Review/[Music] Album 2017. 5. 5. 15:01
발매일 : 2017년 4월 26일화나(Fana)의 가사는 들을 때마다 경이롭다는 생각이 든다. 거의 대부분의 가사를 라임을 이용하여 채워나가는 방식은 그 집요함에 한 번 놀라고 기발하게 언어를 활용하여 라임을 만들어 내는 참신함에 두 번 놀라기 마련이다. 또한 음절의 경계를 마구 넘나들고 라이밍을 위해 발음을 상당히 왜곡하는 과정에서도 가사 전달력이 매우 뛰어난 점은 화나가 단순히 동일한 음절 연쇄를 나열하는 수준 이상으로 랩에 대해 고민해왔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물론 거기서 화나의 성취가 여기까지라면 화나의 음악은 기술적인 완성도에 대한 찬사만을 나열하다 끝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화나는 본인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설정하고 그 안에서 가사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갖춘 뮤지션이다. 그의 첫 앨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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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Q [Supremacy]Review/[Music] Album 2017. 5. 1. 22:41
발매일 : 2006년 7월 25일팔로알토와 더 콰이엇은 2017년 현재 힙합 뮤지션들 중 손에 꼽는 성공한 뮤지션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프로젝트 앨범 [Supremacy]가 발매된 2006년 당시에도 언더그라운드 씬에서 가장 핫한 두 뮤지션의 만남만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앨범이 발매되기 전까지 두 뮤지션이 함께 작업한 음악들이 좋은 화학작용을 일으켜 두고두고 회자되었기에 앨범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프로젝트 앨범이라는 성격상 앨범의 완성도가 뛰어나다고 말하긴 어렵다. 두 뮤지션의 당시 인터뷰를 보면 작업기간이 상당히 짧았다고 한다.(팔로알토의 군 입대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하루에 서너 곡씩 녹음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상당히 촉박한 일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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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TWICE) [The Story Begins]Review/[Music] Album 2017. 4. 26. 23:02
발매일 : 2015년 10월 20일언젠가부터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 소속사 내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아직 연예인이 되지 못한 연습생들이 데뷔하기 전부터 대중들에게 심사를 받게 하고 그 결과로 인해 꿈이 좌절되는 과정까지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매우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트와이스(TWICE)라는 그룹의 탄생 과정을 대중의 심판대 위에 올려 놓고 저울질한 엠넷(Mnet)의 '식스틴(SIXTEEN)'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그런 비인간적인 면모를 내세운 프로그램이 몰고 오는 화제성이 이 모든 것을 덮을 만큼 큰 영향력을 지녔다는 점은 언제나 끝맛을 씁쓸하게 한다.때문에 트와이스에 대한 첫인상 역시 부정적으로 출발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은 트와이스라는 그룹 자체나 멤버들 개개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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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enans [Beholder & Xenorm]Review/[Music] Album 2017. 4. 19. 15:53
발매일 : 2008년 7월 18일[Beholder & Xenorm]은 2006년 1집 앨범 [Demolish]로 음울한 힙합을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그니토(Ignito)와 그의 동료인 대즈뎁스(Dazdepth)가 2008년 팀을 이뤄 발표한 앨범이다. 대즈뎁스는 이미 이그니토의 1집에서 한 곡의 프로듀싱과 랩으로 참여한 적이 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대즈뎁스가 전곡 프로듀싱을 맡으며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주도한다. 대즈뎁스의 곡은 하드코어 힙합 특유의 웅장함과 강렬함을 앞세우지만, 동시에 감성적인 면까지 품고 있다는 특색이 있다. 특히 11번 트랙인 'A Novelette'는 앨범에서 가장 튀는 내용인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가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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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D [Eclipse]Review/[Music] Album 2017. 4. 11. 15:10
발매일 : 2017년 4월 10일이전에 본 적 없던 방식으로 성공신화를 써내린 EXID는 대중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걸그룹이 되었다. '위아래'로 역주행 신화를 써내린 후 발표하는 노래는 차트 상위권에 늘 오르고, 언제나 '위아래'와 비교되곤 한다. 비슷하면 비슷하다는 이유로, 다르다면 다르다는 이유로 '위아래'의 그림자는 드리워져 있다. 좋게 보면 그 정도로 빛나는 영광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EXID의 위상을 느낄 수 있지만, 나쁘게 본다면 앞으로 꾸준히 해나갈 활동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위아래'의 그림자는 단순히 인기에 대한 측면 뿐 아니라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존재한다. EXID의 음악적 토대가 어디에 있는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음악이 '위아래'였기 때문이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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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se Mob [M.O.B]Review/[Music] Album 2017. 4. 1. 13:22
발매일 : 2012년 4월 26일 노이즈 맙(Noise Mob)의 두 멤버인 마이노스(Minos)와 라임어택(RHYME-A-)은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 왔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는 신의의지라는 레이블의 멤버로 함께 몸을 담았고, 이후 2011년에는 소울컴퍼니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소울컴퍼니가 해체된 이후에도 키비(Kebee)와 함께 스탠다트라는 레이블을 설립해 궤적을 함께 했다. 현재 마이노스는 이루펀트의 멤버로 브랜뉴 뮤직 소속이고, 라임어택은 NBA 뮤직이라는 1인 레이블을 설립해 독자노선을 걷고 있지만, 여전히 '스피킹 트럼펫'과 '불한당', 두 크루의 멤버로 함께 하며 끈끈한 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 둘이 정식으로 팀을 결성한 건 소울컴퍼니가 해체되고 스탠다트를 설립했을 때이다.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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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NY [Masquerade]Review/[Music] Album 2017. 3. 31. 14:18
발매일 : 2006년 4월 11일톱밥과 얀키로 구성된 2인조 힙합 그룹 TBNY는 지금 돌이켜 봐도 참 아쉬운 팀이다. 두 멤버 모두 하이톤으로 날카롭고 강렬한 느낌의 랩을 했기에 팀의 이미지가 뚜렷했고,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뱉는 톱밥의 랩과 빠르고 유려하게 문장을 이어나가는 얀키의 랩은 비중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밸런스가 매우 잘 맞는 팀이었다. 다만 음악적으로 매우 가까운 동료인 다이나믹 듀오나 에픽 하이가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한 데 반해 TBNY는 대중적 성공과 거리가 멀었고 팀과 관련된 법적 분쟁으로 인해 현재 두 멤버는 여전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팀은 해체된 거나 다름 없는 상태에서 각자 솔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TBNY는 EP 앨범와 정규 1집, 그리고 정규 2집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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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quence [Crucial Moment]Review/[Music] Album 2017. 3. 30. 23:21
발매일 : 2007년 5월 18일소울컴퍼니는 감성적인 힙합을 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잔잔하거나 밝은 느낌의 트랙 위에 일상적인 언어로 가사를 써서 젊은 청취자들의 공감을 얻는 방식의 곡들이 이들의 음악을 대표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소울컴퍼니가 창단되고 대부분의 멤버가 군 입대를 하며 생긴 공백기에 활발하게 활동했던 키비(Kebee)나 더 콰이엇(The Quiett)의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소울컴퍼니라는 집단의 부흥을 가져오기도 했고, 거친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힙합이라는 장르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게 하는 진입 창구로서의 역할도 해냈다.다만 소울컴퍼니가 그런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만 모여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앨범이 있었으니 바로 2007년 발매된 로퀜스(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