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ise Mob [M.O.B]

발매일 : 2012년 4월 26일

노이즈 맙(Noise Mob)의 두 멤버인 마이노스(Minos)와 라임어택(RHYME-A-)은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 왔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는 신의의지라는 레이블의 멤버로 함께 몸을 담았고, 이후 2011년에는 소울컴퍼니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소울컴퍼니가 해체된 이후에도 키비(Kebee)와 함께 스탠다트라는 레이블을 설립해 궤적을 함께 했다. 현재 마이노스는 이루펀트의 멤버로 브랜뉴 뮤직 소속이고, 라임어택은 NBA  뮤직이라는 1인 레이블을 설립해 독자노선을 걷고 있지만, 여전히 '스피킹 트럼펫'과 '불한당', 두 크루의 멤버로 함께 하며 끈끈한 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 둘이 정식으로 팀을 결성한 건 소울컴퍼니가 해체되고 스탠다트를 설립했을 때이다. 두 사람은 각자의 음악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왔고 오랜 기간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음악적 완성도에 있어서는 굳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게다가 노이즈 맙의 음악은 그 동안 두 사람이 해왔던 음악들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기에 팀 결성의 당위성마저 음악으로 증명하고 있다.

마이노스의 경우 여러 팀 활동과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폭 넓은 음악을 해왔던 반면, 라임어택은 1990년대 미국의 이스트코스트 계열의 힙합을 꾸준히 해왔다. 때문에 라임어택이 얼마나 유연하게 새로운 음악 스타일에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기우에 불과했음을 라임어택은 랩 퍼포먼스로 증명한다. 전자음을 기반으로 힙합 특유의 강렬한 드럼을 얹은 노이즈 맙의 곡들 위에서 그동안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 마이노스는 물론 라임어택까지 여유롭게 자신들의 랩을 펼친다. 특히 덥스텝에 가까운 'MOBy dick'에서 보여주는 두 뮤지션의 랩은 찢어질 듯 귀를 울리를 사운드에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두 뮤지션이 10년 넘게 음악을 해오며 터득한 관록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특히 두 뮤지션이 함께 꾸미는 라이브 무대는 유튜브 등지에서 검색을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는데, 무대에서의 퍼포먼스 역시 왜 이제야 팀을 이뤘나 싶을 정도로 멋짐 폭발이다.

가사에서도 두 뮤지션은 자신들의 시그니쳐를 꾸준히 지킨다. 마이노스의 다층적 비유를 통한 워드플레이와 라임어택의 직설적이면서도 재치있는 라이밍은 앨범 곳곳에 묻어 있다. 소울컴퍼니의 해체와 애인과의 이별을 '자신의 20대'라는 키워드로 묶어 뱉는 'MO'Better'에서의 라임어택의 가사는 감동 그 자체이고, 슈퍼 히어로들의 이름을 엮어 만든 'MOBelous'나 술취한 옆집 형이 쿨한 적 떠드는 듯한 가사가 인상적인 '쿨피스'나 'MOB맘이야'같은 곡은 두 래퍼가 앨범을 만들면서 즐겁게 작업했다는 느낌이 청자에게까지 느껴질 만큼 유쾌한 트랙이다.

소울컴퍼니에 이어 스탠다트까지 해체하면서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이 앨범 이후 2장의 디지털 싱글이 발매되기도 했고, 앨범을 작업 중이었으나 미뤄졌다라는 인터뷰 내용도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앨범을 끝으로 노이즈 맙의 모습을 못 보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두 래퍼가 여전히 같은 크루에 몸을 담고 있고, 종종 노이즈 맙의 이름으로 공연에 서기도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다음 작업물에 대한 희망이 보이기도 한다. 모쪼록 노이즈 맙의 이름으로 [M.O.B]같은 좋은 결과물을 또 선보이는 날이 있었으면 한다.

여담으로, 스탠다트 설립과 동시에 영입되었고 이 앨범에서도 여러 트랙에서 활약한 일렉트루(Electrue)의 프로듀싱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스탠다트 해체와 동시에 행보를 알 길이 없어 아쉽다. 더구나 신상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공개되지 않아서 '키비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기도 하다. 정체가 무엇이건 어디선가 좋은 음악을 꾸준히 만들고 있기를, 그리고 그 음악이 누군가에게는 들려지고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