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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한국 힙합 뮤지션 FAVORITE 5Feature/FAVORITE 5 2017. 5. 18. 22:53반응형
INTRO
힙합이 대중음악계에서 중요한 지분을 차지하기 시작한지 길게 잡아도 10년 남짓이지만, 한국에서 힙합이라는 음악이 처음 뿌리내리고 성장하기 시작한지는 20년이 넘었다. 그 사이 오랫동안 언더그라운드를 지켜오던 뮤지션들도 이제는 큰 장벽없이 미디어에 노출되고, 또 그들이 유명인사가 되면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모습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또 여전히 미디어에 이용당하는 식으로 노출되기를 거부하는 뮤지션들 역시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활로들이 개척되었다.
이런 현 시점에서 가끔씩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오랫동안 활동했거나, 혹은 나름의 인상적인 결과물들을 내놓았지만 여러 사정으로 힙합하기 좋은 시절을 함께 누리지 못하고 있는 이들의 이름이다. 간혹 주변 동료들에 의해 소식이 들려오는 사람도 있고, 흔적도 없이 신기루처럼 사라진 사람도 있다. 다시 음악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싶은 이들 중 5명을 떠올려보았다. 언젠가 다시 돌아올 리..없을까?
1. 어드스피치(Addsp2ch)
빅딜 레코드에 이어 빅딜 스쿼드까지 하드코어 힙합의 명맥을 이어오던 집단에서 빠질 수 없는 이름 중 하나가 바로 어드스피치(Addsp2ch)이다. 본인의 솔로 앨범은 EP 1장과 정규 앨범 1장 뿐이지만, 마일드 비츠(Mild Beats)와 함께 했던 [M&A]나 데드피(DEAD P)와 결성한 버쳐 보이즈(Butcher Boyz)라는 팀으로도 결과물을 낸 적이 있다. 허스키한 톤과 롤러코스터를 타듯 오르락내리락하는 그의 플로우는 분명 한국 힙합에서 꽤 중요한 가치를 가졌었다고 생각한다. 활발히 활동하던 당시부터 영상 작업 쪽으로 발을 뻗치고 있었고, 덕분에 빅딜 레코드의 아티스트들은 당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으로서는 흔치 않게 뮤직비디오를 발표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 음악과는 거리를 두고 영상 감독 쪽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칼날
맨 왼쪽이 칼날. 가운데는 키비, 오른쪽은 화나
소울 컴퍼니(Soul Company) 소속으로 화나(Fana)와 함께 최적화라는 팀으로 활동하던 칼날은 결과물을 많이 남긴 뮤지션은 아니다. 하지만 소울컴퍼니의 컴필레이션 앨범이나 몇몇 피쳐링에서 선보인 그의 랩은 짱짱한 톤과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상당히 매력이 있었다. 화나처럼 라임이 되는 운율을 계속 늘어놓는 방식의 랩을 선보였는데, 개인적으로는 당시에 화나보다는 칼날이 조금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모습을 비친 것은 소울 컴퍼니의 해체 콘서트인 '샘, 솟다'였고, 사실 이 무대에 서기 전에 이미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했었으나 소울 컴퍼니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이 무대에 섰었다. 4~5년 전 화나가 팟캐스트에 출연해 증언한 바에 따르면 카센터를 운영한다고 했으나 아직 하는지 알 수 없고, 사실 발언의 진위 여부도 파악하기 어렵다.
3. 크리티컬 피(Critickal P)
크리티컬 피는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했던 프로듀서이다. 힙합 리스너들 중에서도 그의 정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으며, 그와 함께 작업했던 뮤지션들도 만난 사람은 거의 없고 메신저로만 연락을 주고 받았다고 한다. 외국에 산다는 둥, 활발히 활동하는 어느 뮤지션의 또 하나의 아이덴티티라는 둥 그의 정체에 대한 소문은 무성하지만 어차피 알 수 없고, 단지 개인적으로 그가 만들었던 음악들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소울풀하면서도 밝은 느낌의 샘플 위에 박력있는 드럼이 얹어지는 크리티컬 피 특유의 음악 색깔은 당시 신의의지를 비롯해 소울컴퍼니 뮤지션들에게도 상당히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2008년 더 콰이엇(The Quiett)이 발표한 'Love Vibration'이 그의 마지막 결과물인데, 원채 정체가 숨겨져 있었으니 딱히 더 얹을 말이 없기도 하다.
4. 메카(Mecca)
메카(Mecca)는 현재 이루펀트와 노이즈 맙의 멤버로 활동 중인 마이노스(Minos)가 가장 처음 결성한 팀인 바이러스(Virus)의 팀메이트이다. 바이러스가 2003년 발매한 [Pardon me?] 앨범은 당시 상당히 신선한 충격을 준 앨범이었다. 일상적인 언어로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담아낸 굉장히 따뜻한 앨범으로, 힙합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하는 점을 알게 해준 파격적인 앨범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군 복무 이후 꾸준히 활동하던 마이노스와 달리, 학업에 열중하면서 사실상 음악 활동은 중단한 상태이다. 이후 2010년 마이노스가 프로듀서 뉴올과 함께 발표한 [Humanoid/Hypnotica] 앨범의 수록곡 'Gentleman's Quality : 건배'에 피쳐링하면서 경상도 사투리를 멋드러지게 랩으로 승화시키며 음악을 함께 하기 어려운 자신의 처지를 마이노스에게 솔직하게 터놓는 랩은 오래오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남아 있다. 마이노스는 꾸준히 바이러스와 메카에 대해 Shout out을 하고 있고 언젠가 바이러스 앨범을 할 거라고 오래전부터 말해오고 있기 때문에 혹시 컴백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론 어렵겠지만 기대는 하게 된다.
5. 재지 아이비(Jazzy Ivy)
재지 아이비는 각나그네라는 이름으로 더 오래 활동해 온 래퍼이다. 각나그네 시절의 음악은 건강하고 맑은 느낌의 에너지가 느껴지며 상당히 타이트하게 랩을 했다면, 재지 아이비로 이름을 바꾸고 부터는 약간 여유있으면서도 직설적이고 거친 느낌의 가사를 많이 쓰는 등 꽤 다이나믹한 변화를 겪은 뮤지션이다. 활동도 오래 해왔고 나름의 입지도 있었던 데다, 그가 2010년 마지막으로 발표한 앨범 [Illvibrative Motif]는 완성도 면에서도 매우 극찬을 받았던 앨범인데다 힙합에 대한 애정도 매우 높아서 세계적인 힙합 단체인 줄루네이션의 멤버가 될 정도로 왕성히 활동했던 그지만, 어느날 갑자기 소리소문없이 사라져 버린다. 가장 최근 소식은 2011년 네덜란드에서 결혼해 그곳에 정착했다는 것. 2010년 시기에 이미 완성이 되어 있다던 [Jazxplotation]이라는 앨범의 행방은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왕성히 활동하다가 갑자기 사라진 만큼 어느날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나지는 않을까?
Jazzy Ivy - Organic Props(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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