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K.A.R.D) 'RUMOR'

디지털 싱글 [K.A.R.D Project Vol.3 'RUMOR']

2017년 4월 24일 발매

DSP 미디어의 혼성그룹 카트(K.A.R.D ; 제이셉, BM, 소민, 지우)는 독특하게 '데뷔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전작인 'OhNaNa'와 'Don't Recall'에 이어 오늘 다룰 'RUMOR'까지의 3곡을 정식 데뷔가 아닌 데뷔를 위한 일종의 프로젝트라는 형식으로 공개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까지 한국의 음악 방송에서는 카드의 무대를 전혀 볼 수 없었고, 유튜브나 V앱을 통해서만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홍보 방식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브라질에서의 콘서트 예매를 2분만에 매진시키고 해외 투어 일정을 잡는 등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더 큰 반응이 오고 있으며, 이 소식이 한국에도 전해지면서 알음알음 이름을 알려나가는 중이다.

데뷔 프로젝트의 세번째 곡이자, 정식 데뷔 이전 마지막 곡인 'RUMOR'는 전작인 'OhNaNa'와 'Don't Recall'의 음악적 연장선상 위에 있다. 레게를 기반으로 EDM을 접목한 카드의 음악적 스타일은 다른 아이돌 그룹의 음악들과는 확실히 차별화한 노선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데뷔 이후에도 이러한 노선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지점이긴 하지만 말이다.

다만 'RUMOR'는 전작인 'OhNaNa'와 'Don't Recall'에 비해 아쉬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전작들이 댄스홀의 바탕 위에 가요를 주로 접하는 대중에게도 낯설지 않은 구성과 멜로디를 선보였던 데에 비해 다소 변칙적으로 진행되는 멜로디와 구성이 전체적으로 조화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 강하다. 3연작으로 구성된 데뷔 프로젝트를 통한 일관성을 확립하는 역할은 해냈지만, 마지막 임팩트로서는 다소 약하다는 인상이 든다.

남성 멤버들의 비중이 늘어난 것도 'RUMOR'에서 눈여겨 볼 지점이다. 거의 대부분의 파트를 여성 멤버들, 특히 메인 보컬인 소민이 차지하고 있던 전작들에 비해 남성 멤버인 제이셉(J.seph)과 비엠(BM)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여성 멤버 2명은 보컬, 남성 멤버 2명은 래퍼로 나누었던 역할 분담의 경계도 허물고 남성 멤버들이 노래에도 적극 가담하는 분위기이다. 멤버 활용면에서 앞으로 더 유연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곡에서 무게감을 잡아주던 역할을 하는 랩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역시 조금 아쉬운 점이다.

카드의 정식 데뷔는 일정이 잡힌 해외 투어를 감안한다면 여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요계에 혼성 그룹이 많이 없었던 만큼 카드는 그 존재 자체로 신선한 느낌을 주며, 다행히 현재까지는 괜찮은 음악과 안무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괜찮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뷔 프로젝트의 마지막 곡인 'RUMOR'가 다른 곡들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은 곡이라 안타깝기는 하지만, 카드가 선보일 색깔을 확실하게 잡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기대를 놓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부디 더 많은 매체에서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여담으로 'RUMOR'의 뮤직비디오 역시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가로보다는 세로가 더 긴, 쉽게 말해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비율을 가지고 있다. 이런 방식은 에픽 하이가 'Born Hater'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였던 적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댄스그룹들이 안무의 대열을 중시하기 때문에 가로가 세로보다 더 좁은 비율은 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카드는 4명이라는 그리 많지 않은 수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기에 한 번 활용해 볼 만한 방식이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 덕분에 손을 위로 뻗는 안무를 더 타이트하게 잡을 수 있었는데 이런 면에서 볼 때는 꽤 괜찮은 활용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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