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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하 '월화수목금토일'
    Review/[Music] Single 2017. 4. 2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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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싱글 [월화수목금토일]

    2017년 4월 21일 발매

    개인적으로 Mnet의 '프로듀스 101' 시즌 1을 단 한 편도 보지 않았고 아이오아이(I.O.I)의 활동에도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나지만, 파급력이 워낙 컸던 지라 관심이 없다고 해서 접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접하게 된 아이오아이의 유닛이 발표했던 곡 'Whatta Man(Good Man)'의 뮤직 비디오를 보고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은 것은 바로 김청하다. 'Whatta Man(Good Man)'은 꽤 좋은 노래였지만, 비주얼에 있어서는 마치 아빠 양복을 몰래 훔쳐 입고 나온 남고생처럼 억지로 강렬한 컨셉을 하느라 고생하는 풋풋한 신인들의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딱 한 명 청하를 빼고.

    그렇다고 그 후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아이오아이나 청하의 활동을 쫓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피치 못하게 아이오아이의 무대나 뮤직 비디오를 접하게 되는 순간이면 언제나 청하가 어떤 모습으로 저 사이에 끼어있나 찾아보게 되었다. 나에게는 왠지 다른 멤버들과는 그림체가 다른 인간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풋풋함을 아직 벗지 못한 초보 연예인들 사이에서 청하가 어떤 존재감을 뿜고 있는가는 생각보다 괜찮은 관심사였다.

    그런 청하가 솔로로 데뷔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솔로 가수보다는 그룹이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는 대중음악계에서, 걸그룹이 되기 위해 피말리는 서바이벌을 견뎌내고, 끝내는 화제의 걸그룹 멤버로 활동했던 사람이 솔로 가수로 데뷔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모험같아 보였다. 청하의 공식적인 첫 솔로 싱글이자 데뷔 앨범의 선공개 곡인 '월화수목금토일'은 이것이 모험임을 누구보다 소속사가 잘 알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십분 활용해 이전의 청하라는 가수가 가지고 있던 '걸그룹 멤버'라는 커리어에서 솔로 가수로 이어나가는 방법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는 꿈을 꾸는 소녀들"이라는 'Pick Me'의 첫 소절은, 비록 '프로듀스 101'의 최종 목표인 아이오아이의 멤버가 되었다 하더라도 해체가 기정사실화된 1회성 그룹이라는 점에서 청하의 서사에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오아이로서의 성공은 괜찮은 출발이지만 진정한 성공은 아닌 셈이다. '월화수목금토일'은 이 점을 주요 테마로 삼는다. 아이오아이가 해체된 이후의 보장되지 않은 성공에 대한 초조함, 그리고 성공한 걸그룹의 멤버에서 솔로로 나서야 하는 불안감같은 것이 곡 안에 가사로 잘 담겨 있다. 걸그룹 멤버로 나서고 있는 아이오아이의 다른 멤버들에 비해, 솔로로 활동해야 하는 청하에 대한 걱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곡에 몰입하기 딱 좋은 내용이다.

    '프로듀스 101'을 통해서 노래보다는 춤으로 남긴 인상이 더 강했던 청하가 보컬을 전면에 내세운 느린 템포의 R&B 곡을 첫 싱글로 선보였다는 점도 꽤 영민한 선택이다. 청하의 보컬은 곡을 감싸고 돌며 자신의 음색을 매력적으로 뽐낸다. '월화수목금토일'은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한 불안감을 솔직하게 토로하면서도, 솔로 가수로서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셈이다. 곧 나오게 될 정식 데뷔 곡에서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에 대한 걱정을 기대로 바꾼 괜찮은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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