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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블리즈(Lovelyz) 노래 FAVORITE 5
    Feature/FAVORITE 5 2021. 12. 1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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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ro

    결국 러블리즈도 7년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사실은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라고 생각은 했다. 여러 정황을 봤을 때 그룹이 더 지속되기는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막상 눈앞에 다가온 헤어짐에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2019년 여름, 전혀 계획이 없다가 전날 갑자기 얼마 남지 않은 자리에 예매를 하고 구석 자리에서 봤던 러블리즈 콘서트를 떠올렸다.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러블리즈의 무대였다. 별 계획없던 여름 휴가 기간에 충동적으로 한 선택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잘한 선택인 것 같다. 하루가 멀다하고 러블리즈의 노래를 듣던 때도 있었다.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러블리즈를 위하여, 또 그때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가장 좋아했던 러블리즈의 노래 다섯 곡을 꼽아 보았다. 순서는 발매일순이다.

    1.Ah-Choo

    러블리즈의 첫 번째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Ah-Choo'이다. 이 곡이 러블리즈 최고의 곡 중 하나라는 건 이견이 없기 때문에 개인적인 기억만 좀 주절여보고자 한다. 한창 미래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기에 어머니마저 사고를 당하셔서 병원에 입원해 계시게 되었다. 당시의 나는 병원에서 밤새 병간호를 하고, 다시 새벽에 병원에서 나와 도서관으로 향하던 버스를 타던 시절이 있었다. 심지어 당시에 내 건강도 썩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내 인생은 왜 이렇게 꼬이기만 할까?'라는 생각에 우울해 있을 때, 새벽안개가 자욱한 병원 앞 버스 정류장에서 한참이나 버스를 기다리며 'Ah-Choo'를 계속 돌려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글로 남길 만큼 대단한 사연은 아닐지 몰라도, 나에겐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날 가장 많이 위로해준 곡이 'Ah-Choo'이다. 나에겐 영원히 잊지 못할 노래인 셈이다. 

    2.Destiny(나의 지구)

    러블리즈의 두 번째 미니 앨범의 타이틀곡 'Destiny(나의 지구)'이다. 도입부부터 강렬한 후렴부터 던지고 들어가는 파격적인 구성, 처연함의 끝을 달리는 멜로디, 곱씹을수록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가사까지. 이런 노래를 소화할 그룹은 러블리즈 말고는 없다. 21세기에도 기어코 이런 곡을 만든 원피스(1Piece)도 대단하지만 이런 곡을 타이틀곡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뚝심을 보여준 울림의 선택도 놀랍다. 멤버들 주위를 공전하듯 계속 회전하는 카메라 워크가 인상적인 뮤직비디오와 방송일자에 해당하는 달의 모양과 톤을 맞춘 음악 방송의 의상까지 이래저래 참신하면서도 탄탄한 기획력으로 들을거리도, 볼거리도 풍성했던 노래이다.

    3. 미묘미묘해

    러블리즈의 4번째 미니 앨범의 수록곡. 많지는 않지만 방송 활동도 했었으니 후속곡이기도 한 노래이다.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지만, 왠지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을 표현한 노래이다. 실제로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은 잘 없지만(알아주면 좋은 거 아닌가?), 어찌됐든 그런 노래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가사보다는 이 곡의 사운드와 멜로디가 매우매우 내 취향이라 발매 당시에 거의 매일 하루에 네다섯 번씩은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일렉 기타로 시원하게 시작하는 도입부와 중간중간 삽입되는 스트링, 박력있게 내리치는 드럼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며 흡사 선배 걸그룹인 카라의 전성기 시절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아직도 왠지 기운이 안 나는 출근길이면 재생목록에 넣어두는 노래이다.

    4.Close to you

    러블리즈의 6번째 미니앨범의 수록곡. 마찬가지로 후속곡 활동도 하긴 했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순간부터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는 '꿈처럼 상상했던 내 얘기가 너에게서 모두 다 시작되고 있는 걸'이라는 가사 부분의 멜로디 라인을 들어본 적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 어떤 노래였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걸 떠올리려고 계속 듣다보니 노래에도 중독되어버렸다. 어쨌거나, 2000년대 중후반 걸그룹들을 보며 받았던 느낌을 다시 한 번 떠오르게 하는 노래가 'Close to you'이다. 처음부터 복고적 성향을 지향해왔던 러블리즈의 색깔이 가장 잘 묻어나는 노래가 아닐까한다. 어딘가 강력한 한방은 없지만,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러블리즈의 음악이 지닌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그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노래.

    5.Obliviate

    러블리즈의 7번째 미니앨범의 타이틀 곡. 현재까지로는 러블리즈의 마지막 활동곡이다. 러블리즈 특유의 처연함은 살아있으면서도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다크한 이미지를 잘 버무린 노래이다.(혼자 방구석에서 '더이상 블랙아츄는 필요없어!!!!'라며 얼마나 환호했는지 모른다) 러블리즈라는 그룹이 가진 확고한 음악 색깔을 충분히 지키면서도 그 기반 위에서 새로운 색깔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음을 입증하는 노래가 'Obliviate'이기에, 이 이후에 1년 넘게 별다른 활동이 없이 시간을 보내다 계약 기간이 만료된 것은 다시 곱씹어봐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Outro

    여러 기사나 멤버들의 편지 등을 통해서도 '해체'란 단어가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소속사가 뿔뿔이 흩어진 뒤 그룹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는 여러 케이스를 통해 확인했고, 우리는 러블리즈라는 그룹의 활동을 추억 속으로 묻어두어야 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물론 미래의 어느날 8명의 멤버가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그날은 나에게 너무나도 축복 가득한 날이 될 것이다. 만약에 찾아올 그날까지 멤버들 모두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지내기를. 그리고 그날이 오지 않더라도 언제나 많이 사랑받고 행복한 날들로 멤버들의 앞날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빌어 본다. 앞으로의 활동도 여전히 응원하고 애정할 것임을 나혼자 다짐하며 이 글을 마무리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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