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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친구(Gfriend) 노래 FAVORITE 5
    Feature/FAVORITE 5 2021. 7. 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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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ro

    우리는 세상엔 준비되지 않은 이별이 더 많다는 걸 수많은 삶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별은 늘 슬픔과 아쉬움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내가 사랑해 마지 않던 '여자친구(Gfriend)'와의 이별도 그러했다. 언젠간 찾아올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너무 갑작스러웠고 그만큼 아쉬움이 컸다. 다만 여러 차례의 경험으로 얻은 것은, 팀이 해체되고 각자의 길을 가더라도 그들의 음악만은 오래도록 남아있다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던 여자친구의 노래들을 정리하며 멤버들의 앞날에 지금보다 더 찬란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길 기원해본다.

    1.오늘부터 우리는(ME GUSTAS TU)

    언제나 늘 챙겨보던 음악 방송에서 '유리구슬'을 부르던 여자친구를 처음 봤을 때 들었던 생각은 두 가지였다. 그룹 이름이 너무 이상하다는 것, 그리고 초창기 소녀시대의 아류작 같다는 것. 그렇게 그저 흘러가는 그룹일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안일한 판단을 한 번에 부숴버린 노래가 '오늘부터 우리는(ME GUSTAS TU)'이었다. 이 노래를 처음 듣는 순간 든 생각은 "완벽하다"는 느낌이었다. 내가 머릿속으로 막연하게나마 그려오던 여성 아이돌 그룹의 이미지에 이보다 더 완벽하게 어울리는 노래는 있었을까. 지나치게 개인적인 감상일 수 있지만,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오늘부터 우리는(ME GUSTAS TU)'을 능가할 여성 아이돌 그룹의 노래는 없다고 단언하고 싶다. 거기에 어느 커뮤니티에 올라 왔던 무대 직캠을 봤을 때의 짜릿함도 떠오른다. 6명의 인간이 이 정도로 한몸인 듯 움직일 수 있는가에 대한 놀라움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남아있다. 소위 '꽈당 직캠'으로 이 노래가 관심을 받기 시작했을 때부터 세상에 소리치고 싶었다. 난 이미 이 완벽한 노래를 알고 있었고 세상이 이 노래를 놓치지 않아줘서 고맙다고. 지나치게 주접을 떤 것 같지만, 사실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의 쾌감을 내 비루한 어휘력과 문장력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지금 보면 저예산으로 찍은 것이 너무 티나는 뮤직비디오 정도.

    2. 시간을 달려서(ROUGH)

    초창기 여자친구의 활동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기획력이었다. 6명이 함께 했을 때의 시너지, 서정적인 노래에 격정적인 안무라는 뚜렷한 컨셉, 어그로(?)를 끌기에 매우 적합했던 그룹 이름까지. 멤버 개개인의 매력으로 승부한다기보다는 6명의 합, 즉 '여자친구'라는 그룹 그 자체의 힘으로 나름의 성과를 올리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 기획력에 방점을 찍는 노래가 '시간을 달려서'이다. 기존의 '학교'를 활용한 컨셉을 유지하면서도 이 곡이 발매되던 겨울이라는 계절에 매우 적합한 의상과 아련한 노래, 그에 비해 여전히 박력있는 편곡은 여자친구의 존재감을 제대로 증명한 노래였다. 없었던 과거의 첫사랑도 기억을 조작해 만들어낼 것만 같은 가사와 그 아련함에 힘을 더하는 유주의 보컬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난 노래이다.

    3.핑(CRUSH)

    개인적으로 사랑해 마지 않는 작곡가 최현준, 정호현의 작품. 타이틀곡으로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여자친구라는 그룹의 음악적 특색을 꽤 잘 살리면서도 최현준, 정호현 콤비가 함께 활동하던 시기의 e.one이라는 이름이 지닌 기대감 역시 충족시킨 노래이다. 비장한 스트링 선율로 시작하여 펑키한 느낌의 베이스와 박력 있는 드럼, 익숙한 듯 변칙적인 e.one 특유의 멜로디, 거기에 한 번쯤 곱씹어볼 만큼 입에 감기는 가사에 멤버들의 기존보다 훨씬 성숙해진 보컬 역량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시기상 변화가 한 번 필요했었기 때문에 '핑'이 아닌 'Fingertip'이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것에 별다른 이견은 없으나, 앨범의 제일 마지막 트랙으로 숨겨져 있기엔 너무 아까운 명곡.

    4.여름비(SUMMER RAIN)

    '여름비(SUMMER RAIN)'은 5번째 미니 앨범의 리패키지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나온 노래이다. 사실 발매되던 시기가 9월이었기 때문에 '여름비'라는 제목이 약간 시기를 놓치지 않았나 하는 느낌도 컸고, 무엇보다 바로 앞에 나온 '귀를 기울이면'이 기존의 컨셉에 너무 천착한 나머지 약간 아쉬운 완성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발매 직전까지만 해도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여 귀를 잡아끄는 '여름비'는 사실 좋은 노래에는 계절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기존의 '때가 되면 터뜨리고, 터뜨릴 때만 기다리는' 여자친구의 타이틀곡들과는 다소 다르게 힘을 뺀 채 시작되는 후렴구는 그 멜로디와 아련한 가사가 어우러져 지금도 내가 가장 애정하는 여자친구의 노래 중 하나이다. 특히나 이 곡은 무대에서의 멤버들의 노련미가 돋보이는데, 애절함과 아련함을 목소리와 표정으로 잘 살려내는 덕분에 노래의 감흥이 몇 배는 더 커진다. 꼭 무대 영상을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어서 뮤직비디오 대신 뮤직뱅크 무대 영상을 아래에 첨부한다.

    5.MAGO

    여자친구의 소속사인 쏘스 뮤직이 빅히트 레이블에 인수된 이후 여자친구의 행보는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음악이나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변화가 상당했는데, 특정한 하나의 컨셉으로 그룹을 장기간 유지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쉽지 않은 일임을 감안할 때 시의적절한 변화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했다. 그러한 변화를 맞이한 후 가장 인상적인 곡은 이제는 여자친구의 마지막 활동곡으로 기록될 'MAGO'이다. 디스코를 기반으로 한 펑키한 사운드에 여전히 매력적인 멜로디 라인,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마녀이길 자처하는 독특한 컨셉의 가사까지 아쉬울 것이 하나도 없는 노래이다. 다소 난해할 수 있는 변화도 무리없이 소화해냈던 팀이고, 'MAGO'의 완성도를 생각할 때 그 다음도 충분히 기대해볼 만했는데, 그 '다음'이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Outro

    글을 쓰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여자친구'라는 그룹은 철저하게 기획된 팀으로서의 완성도가 빛나는 팀이었다는 점이다. 규모가 작은 기획사에서 탁월한 노래와 컨셉으로 팀의 디스코그래피를 탄탄하게 채울 능력이 있었다는 점이 상당히 놀랍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내는 멤버들의 능력이 없었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기획임에는 분명하다. 짧지 않은 활동 기간 동안 각자의 매력을 뽐내며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던 멤버들이기에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든 분명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시 한 번 그들의 앞날에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6명이 함께 무대에서 이 노래들을 다시 부를 날이 오기를 또한 함께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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