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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걸그룹 노래 FAVORITE 5Feature/FAVORITE 5 2021. 1. 2. 14:33반응형
Intro
현재 살아 있는 대부분의 인류가 생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엄청난 파고를 맞닥뜨린 2020년이 드디어 저물었다. 어떤 일이 있든지 나에게 한 해를 정리하는 일은 올해 가장 많이 듣고 가장 좋아했던 걸그룹 노래 5곡을 정리하는 일이다. 이 글을 읽고 여러분도 함께 머릿속에 각자의 리스트를 정리해보며 새해에는 부디 더 좋은 일만 가득하고, 모두가 다 건강하시길 기원한다.
1.IZ*ONE(아이즈원) - FIESTA
첫 번째 정규 앨범 [BLOOM*IZ] 수록곡 / 2020년 2월 17일 발매 아이즈원(IZ*ONE)이 지닌 특색은 여러모로 다층적이다.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팀의 멤버들이 꾸준히 미디어에 노출되었고, 그로 인해 다른 걸그룹들이 누리지 못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했지만, 결국은 흩어지는 운명이 정해진 이들이라는 점. 'FIESTA'는 오히려 그 점을 거꾸로 찌르는 듯한 노래이다. 언젠가 흩어질 것이 정해져 있다면, 함께 하는 이 순간을 최대한 즐기겠다는 다짐. 어딘가 서글픈 느낌을 내는 멜로디로 축제의 절정을 이야기하는 아이러니는 이러한 아이즈원의 운명과 맞닿아 더욱 폭발력을 지닌다. 이 노래의 가사처럼 언젠가 시간이 다 된다고 하더라도 이 'FIESTA'만큼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기억될 것이다.
2. 에이프릴(April) - LALALILALA
7번째 미니 앨범 [Da Capo] 수록곡 / 2020년 4월 22일 발매 에이프릴(April)은 상당히 많은 잠재력을 지닌 그룹이었다. 멤버들의 매력도 뛰어났고 좋은 곡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윤채경의 영입 등으로 주목받을 기회도 있었지만 사실 기대만큼 잘 풀린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다행히 좋은 기회로 멤버 이나은이 주목받으면서 그룹의 인지도 또한 올라가기 시작했고, DSP 특유의 타이틀 곡 선정 오류로 그 기회를 날리는 듯 싶었지만 'LALALILALA'는 그 기회의 불씨를 죽이지 않고 살려낸 곡이다. 다소 비장한 느낌의 도입부와 브릿지 구간에서 응축된 에너지는 귀에 쏙 박히는 멜로디와 쉬운 가사로 만들어진 매력적인 후렴구에서 터져 나온다. 여러 번 말할 필요도 없이 이 곡의 가장 큰 매력은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입에 착 달라붙는 후렴구의 멜로디이다. 개인적으로 이 글에서 고른 다른 노래보다 들은 횟수는 가장 적지만 가장 많이 흥얼거린 노래는 'LALALILALA'이다. 이를테면 'LALALILALA'는 귀보다 입에서 더 오래 맴도는 노래인 셈이다.
3.우주소녀 - Pantomime
9번째 미니 앨범 [Neverland] 수록곡 / 2020년 6월 9일 발매 우주소녀의 노래 중 인상적인 곡들은 대체로 멤버들의 쨍하면서도 구슬픈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곡들이었다. 그런 면에서 'Pantomime'은 다소 이질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이 곡은 우주소녀의 매력보다는 곡 자체가 지닌 매력으로 인상적인 순간을 만드는 곡이다. 변칙적으로 흐르는 곡의 인트로에 더해 빠른 템포로 몰아치는 듯하지만 시크하게 가사를 뱉는 목소리는 긴장감을 형성하고, 후렴구에서 'Mute'와 'Stop'이라는 가사에 맞춰 만들어내는 찰나의 정적은 그 긴장을 카타르시스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특히 마지막 후렴에서의 'Pause'라는 가사에 맞춘 편곡은 모두의 예측을 빗나가게 하는 구성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듣는 재미를 선사한다. 서로 마주한 두 사람의 감정이 폭발하는 그 찰나의 순간을 '무언극'에 빗댄 가사 역시 매력적이다.
4.레드벨벳-아이린&슬기 - Monster
첫 번째 미니 앨범 [Monster] 수록곡 / 2020년 7월 6일 발매 최근들어 레드벨벳은 꾸준히 힙합과 R&B를 팀의 컬러로 가져오고 있다. 레드벨벳의 'Bad Boy'나 'Psycho'는 힙합과 R&B가 케이팝과 만났을 때 뽑아낼 수 있는 최고의 결과물 중 하나이다. 레드벨벳의 첫 유닛인 레드벨벳-아이린&슬기의 'Monster'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리고 아이린과 슬기는 다시 한 번 보란 듯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해낸다. 트랩 비트 위로 덥스텝의 터치가 더해진 곡에 긴장감을 더하는 아이린과 슬기의 보컬과 퍼포먼스는 다소 억지스러울 수도 있는 '괴물'이라는 컨셉을 자연스럽게 전달해내는 데에 성공한다. 노래만큼 퍼포머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은 언제나 레드벨벳이었다.
5.러블리즈(Lovelyz) - Obliviate
7번째 미니 앨범 [Unforgettable] 수록곡 / 2020년 9월 1일 발매 팀의 이름과 초창기 활동곡들로 인해 언제나 해맑고 밝은 노래만 부를 것 같은 러블리즈이지만, 언제나 러블리즈의 노래 안에는 처연함이 숨어 있었다. 물론 'Destiny(나의 지구)'에서 처연함의 끝을 선보이지만, 갑작스러운 변화 때문인지 이래저래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Obliviate'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 '찾아가세요'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라는 완충제를 통해 연착륙에 성공한 모양새이다. 이전 곡에서 찾기 힘든 강렬함이 전면에 나섰기 때문에 큰 이미지 변화를 시도한 듯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멜로디와 이를 더욱 구슬프게 소화해내는 류수정과 kei의 보컬은 이 노래가 러블리즈의 노래임을 확실하게 못 박는다. '계속 다쳐가는 걸 알면서도 저려 오도록 널 사랑하는 거 그만할래' 같은 가사를 발라드가 아닌 댄스곡에서 불러낼 수 있는 건 역시나 러블리즈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Outro
부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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