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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대 걸그룹 노래 FAVORITE 10 - 2부
    Feature/FAVORITE 5 2020. 9. 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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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대 걸그룹 노래 FAVORITE 10 - 1부(클릭하기)

    6.여자친구-오늘부터 우리는(2015)

    사실 여자친구(gfriend)의 첫 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상당히 파격적인 그룹의 이름과 더불어 첫 데뷔곡인 '유리구슬'이 지나치게 소녀시대의 초창기 컨셉을 차용한 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미니 앨범의 타이틀곡인 '오늘부터 우리는'은 그 모든 부정적인 인상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피아노와 신디사이저, 일렉 기타, 스트링 사운드가 몰아치며 시작하는 도입부부터 기승전결이 뚜렷한 멜로디와 박력있는 드럼, 한 편의 동시 같은 가사까지 흡잡을 곳이라곤 없는 완벽한 노래이다. 거기에 유주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는 곡의 매력을 훨씬 더 살려준다. 더불어 '오늘부터 우리는'은 나에게 '무대 직캠'이라는 것을 보는 즐거움을 알려준 곡이기도 하다. 멤버들이 빠르게 바뀌는 동선을 한치의 오차없이 맞춰 나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완성된 하나의 작품이다. 내 머릿속 어딘가에 추상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여자 아이돌'의 음악과 모습을 가장 완벽하게 구체화시킨 노래가 바로 '오늘부터 우리는'이다.

     

    7.트와이스(TWICE) - Cheer Up)(2016)

    'Cheer Up'이 나왔을 당시 내 주변의 이야기를 꺼내보겠다. 2016년 5월은 어느 곳에 가서 누구와 만나 이야기를 하든 트와이스의 'Cheer Up'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나왔다. 물론 노래나 멤버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야기의 핵심 화두는 뮤직 비디오였다. 트와이스의 성공에는 유튜브가 사람들의 일상에 큰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분명히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게 나의 개인적인 분석이다. 트와이스의 'Cheer Up' 뮤직비디오는 멤버들 개개인에게 기존 영화의 캐릭터를 부여해 일종의 코스프레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뮤직 비디오의 흐름이나 내용은 노래의 내용과 별 관련은 없다. 하지만 멤버들에게 부여한 영화의 캐릭터가 멤버들의 이미지와 매력에 너무 찰떡궁합처럼 맞아들어갔고, 이는 결국 노래는 물론 멤버 개개인의 매력을 부각하는 데까지 성공하며 트와이스를 특정 시대를 대표하는 걸그룹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이는 2020년 들어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성공의 척도 중 하나로 여겨지는 사회 현상의 시발점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트와이스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 젖힌 후 왕좌를 차지한 셈이다. 

     

    8.우주소녀 - 비밀이야(2016)

    다시 한 번 개인적인 이야기로(어차피 처음부터 끝까지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들어가보자면,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들은 노래를 꼽으라면 당연하게도 우주소녀의 '비밀이야'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지금도 듣고 있고, 어제도 들었고, 아마 내일도 들을 예정이다. 이 곡은 음악적인 부분에서 보았을 때 곡 전체를 지배하는 메인 테마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스트링, 신디사이저, 기타가 계속 이어지지만, 어디까지나 멜로디를 뒷받침하는 역할에 머문다. 덕분에 가장 귀에 잘 잡히는 건 타격감 있는 드럼과 펑키한 베이스 그리고 멜로디이다. 이 노래의 가장 큰 힘은 멜로디에 있다. 가사는 다소 평이하지만 귀에 쏙쏙 꽂히며 계속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는 멜로디는 이 노래의 가장 큰 힘이며, 이는 이 노래의 작곡가인 최현준과 정호현의 주특기이기도 하다.  드럼과 베이스가 만들어 내는 그루브 위에 레트로한 느낌을 주는 멜로디, 그리고 어느 그룹보다 보컬 멤버가 많은 만큼(그냥 멤버도 많다) 이를 잘 소화해내는 멤버들의 목소리가 시너지를 발산한다. 강력한 한 방은 없지만 은은한 매력으로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는 그런 노래이다.

     

     

     

    9.레드벨벳(Red Velvet) - Bad Boy(2018)

    케이팝(K-pop)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음악적 통일성이라곤 존재하지 않고, 한국의 전통 문화를 계승하지도 않은 이 하이브리드된 음악에 내포된 의미가 대체 무엇이길래, 수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대중 음악 산업, 그 중에서도 특히 아이돌 산업에 열광을 하는 것일까. 아직 확언할 수 없지만 그나마 가장 가까운 대답에 도달한 것이 바로 레드벨벳(Red Velvet)의 'Bad Boy'이다. 케이팝을 논할 때 음악만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면 그건 반의 반의 반도 보지 못한 것이다. 케이팝은 종합 예술이다. 음악, 뮤직비디오, 무대, 퍼포먼스, 패션, 화장까지 한 데 어우른 문화 예술이다.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Bad Boy'이다. 힙합의 하위 장르인 트랩을 기반으로 한 R&B트랙인 'Bad Boy'는 음악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예술품이다. 일단 뮤직 비디오의 시각적 자극과 어우러질 때의 감상도 놀랍지만, 멤버들이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줄 때 훨씬 감흥이 커지는 곡이다. 결국 이야기는 멤버들의 매력과 능력으로 수렴하게 된다. 최종 퍼포머인 멤버들이 이 곡의 매력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표현했기 때문에 'Bad Boy'는 비로소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 아니, 충분히 역사에 기록할 만한 노래가 되었다.

     

    10.이달의 소녀(Loona) - Butterfly(2019)

    'Butterfly'는 음악이 외부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시이다. 위에도 계속 언급하지만 결국 트와이스의 등장 이후 케이팝에 관한 이야기는 뮤직 비디오를 빼놓고는 할 수 없다. 'Butterfly'의 뮤직 비디오는 이달의 소녀 멤버들이 잘 나오지 않는다. 대신 다양한 인종과 외형을 지닌 여러 '소녀'들이 화면에 잡힌다. 그들은 이달의 소녀의 춤을 따라 추거나, 이달의 소녀가 전작들의 뮤직 비디오에서 들고 나온 소품을 그대로 들고 나온다. 이는 이달의 소녀가 멤버 개개인의 솔로곡을 발표하며 진행했던 프리-데뷔 프로젝트의 컨텐츠와 연결성을 지니게 되는데, 희진의 'ViViD'로 시작해 올리비아 혜의 'Egoist'로 끝나는 이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나는 나 자체로 충분히 특별하고 가치 있는 존재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Butterfly' 뮤직 비디오에 이르러 이들이 들고 있던 소품을 다양한 인종과 외형의 '소녀'들이 나눠가짐으로써 '너도 충분히 특별하고 가치 있는 존재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곡의 제목인 'Butterfly'와 곡에서 주문처럼 반복되는 'Fly like a butterfly'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이렇게 'Butterfly' 자체가 지니는 메시지도 의미 있지만, 거의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펼친 프로젝트가 나름의 성공적 서사를 지니고 마침표를 찍었다는 점에서 향후 케이팝과 걸그룹이 나아가야 할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주었다는 점에서 이달의 소녀의 존재와 'Butterfly'는 2010년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최고의 노래 중 하나로 손색이 없다.

    Outro

    작년 12월부터 쓰겠다고 마음 먹었던 글을 이제서야 비로소 완성한다. 후련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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