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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ONE) [ONE DAY]
    Review/[Music] Single 2017. 7. 1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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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매일 : 2017년 7월 11일

    용감한형제가 프로듀싱한 2인조 남성 듀오 '원펀치'의 멤버에서, '쇼미더머니' 시즌 4에 출연한 이후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로 이적한 후 첫 솔로 싱글을 발표하기까지의 원(ONE)의 삶은 꽤 드라마틱하다고 생각한다. '쇼미더머니' 시즌 4와 시즌 5에서 순정만화 속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은 모습의 미소년이 터프한 랩을 쏟아 내는 모습으로 상당히 깊은 인상을 남겼기에, 한 때 힙합 레이블을 표방했고 여전히 그 이미지를 놓치 않으려 하는 한국의 거대 기획사 YG와의 궁합 역시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냥 그래'와 '해야해', 2곡으로 이루어진 데뷔 싱글 [ONE DAY]는 첫 곡의 제목처럼 그냥 그렇다. '그냥 그래'를 프로듀싱한 AOMG의 프로듀서 차차 말론(Cha Cha Malone)이나 '해야해'를 프로듀싱한 프로듀서 그루비룸(GroovyRoom) 등 섭외해 온 프로듀서들의 이름만 보면 꽤 신경을 쓴 것 같지만 결과물은 그렇지 못하다. 그저 두 프로듀서의 이름에서 예측할 수 있는 트렌디한 스타일의 평균치 정도의 퀄리티이며, 프로듀싱에서 특별히 인상적인 순간은 존재하지는 않는다.

    원의 랩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저 곡에 어울리게 노래와 랩을 넘나들고 있을 뿐, 래퍼로서의 자질이 드러나는 부분이 없다. 오히려 전적으로 래퍼가 해내야 하는 부분인 라이밍을 통해 만들어 내는 운율감마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렇다고 가사에 기발한 표현이 담겨 있거나 특별히 목소리가 독보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왜 그가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지 음악으로 증명해내는 데는 철저하게 실패했다.

    하지만 그의 경력을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은 분명 아니다. '쇼미더머니' 시즌 4에서 본 경연까지는 가지도 못하고 탈락한 후 재도전했던 '쇼미더머니' 시즌 5에서 다행히도 그는 본 경연에 올랐다. 그 때 무대에서 불렀던 '맘 편히'를 떠올려 본다면, [ONE DAY]에 수록된 두 곡이 그 연장선상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듣기 편한 프로듀싱에 부담스럽지 않은 플로우로 뱉는 일상적이고 건조한 단어. 이것이 '맘 편히'부터 '그냥 그래', '해야해'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맥락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나는 원이라는 래퍼가 이 싱글로 본인의 존재감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과거의 영광을 재탕해보려는 안이한 프로듀싱의 탓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안전한 선택은 위너부터 아이콘, 블랙핑크까지 이어져 오는 YG의 최근 경향이기도 하다. 물론 내가 YG에 금전적 손해나 실패의 위험을 감수해가면서까지 과감한 모험을 하라고 재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최소한 뮤지션 개개인의 역량을 죽일 수 있는 선택은 피할 줄 아는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독 최근 들어 YG의 젊은피들이 자기 개성을 갖지 못하고 그저 소모되고 있기만 하다는 느낌이 들곤 하는데, 원의 [ONE DAY] 역시 그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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