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마무(MAMAMOO) '나로 말할 것 같으면(Yes I am)'Review/[Music] Single 2017. 6. 26. 22:51반응형
5번째 미니 앨범 [Purple] 수록곡
2017년 6월 22일 발매
그 동안 마마무의 타이틀 곡은 레트로를 기반으로 한 음악에 사랑에 능동적인 여성 화자의 목소리를 담아 왔다. 이 두 가지 축은 마마무의 음악을 지탱하는 가장 큰 요소이다. 과거의 흑인음악을 기반으로 한 음악적 성향은 마마무에게 일종의 중창단같은 이미지를 심어 줬고, 소개말이나 방송에서 선보이는 아카펠라 등을 통해서도 이 이미지를 견고하게 다져간다. 'Mr.애매모호'나 'Piano Man'의 뮤직비디오만 보더라도 이러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꽤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에서 능동적인 여성 화자의 목소리를 담는 가사 역시 마마무의 음악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타이틀곡은 물론, 남성 그룹이 불렀다면 논란이 되었을 법한 소재의 'Self Camera'같은 곡을 과감하게 부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마마무를 널리 알리는 데에 일조한 노래인 '음오아예(Um Oh Ah Yeah)'는 내 마음에 든다면 상대의 성별도 크게 상관없다는 뉘앙스를 품고 있을 정도로 화자의 성향이 능동적으로 묘사된다. 때문에 마마무의 팬덤은 다른 걸그룹과는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여성 팬의 비율이 높다. 소속사는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지 'Decalcomanie' 뮤직비디오에서 데이트 폭력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삽입했다가 팬들에게 혼쭐이 나고 급히 뮤직비디오를 수정해야만 했다.
마마무의 5번째 미니 앨범 타이틀곡 '나로 말할 것 같으면(Yes I am)'은 그래서 의외로 다가온다. 트렌디한 EDM을 기반으로 브릿지 파트에서는 트랩(Trap) 스타일을 선보인다. 마마무의 타이틀곡을 도맡아 온 소속사 대표 겸 작곡가 김도훈의 유려한 멜로디는 여전하기 때문에, 이러한 음악적 변화가 크게 이질감없이 마마무에게 잘 스며든다. 랩과 보컬이 정형화된 틀 안에서 번갈아 나오지만 재기발랄한 요소가 꽤 포함되어 있어 심심한 느낌이 적다. 물론 랩과 노래 모두 능숙하게 소화해내는 마마무 멤버들의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가사에서는 상대를 지정해 놓은 사랑 이야기가 빠지고 일종의 자기애를 선보인다. 어떤 면에서 자신을 그렇게 자랑스럽게 여기는지 가사만으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구체성은 떨어지지만, 덕분에 여성 팬덤에게 자신들을 감정 이입의 대상으로 선뜻 내어주는 듯한 모양새이다. 팬들만이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브릿지 파트의 가사("볼이 뚠뚠해"/"인디언 보조개와 코 찡긋")들을 볼 때 이번 만큼은 타겟팅을 정확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 팬들에게 닮고 싶은 존재, 동일시하고 싶은 존재로서의 걸그룹이 가뜩이나 흔치 않은 상황에서 비슷한 계통의 선배라고 할 수 있는 걸그룹들이 연이어 해체를 선언하면서 얼떨결에 마마무는 그 방면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가 된 것 같다. 빈집털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왕위 계승 수순이라고 보는 편이 맞는 것 같다. 다행히 '나로 말할 것 같으면'은 그동안 연이은 성공으로 쌓인 명성을 활용하기 딱 좋은 타이밍에 내놓은 노래라는 점에서 현재의 자리를 한동안은 견고하게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마마무는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며 어떤 방식으로 현재의 자리를 지켜낼 지, 여러모로 궁금증이 멈추지 않는 그룹이다.
반응형'Review > [Music] Sing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ONE) [ONE DAY] (0) 2017.07.14 무더기 싱글 리뷰 : 윤종신, 에이핑크, 보아, 베이식 (0) 2017.07.01 NCT 127 'Cherry Bomb' (0) 2017.06.18 우주소녀 'HAPPY' (1) 2017.06.08 에이프릴(April) 'MAYDAY' (0) 2017.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