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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D [Eclipse]Review/[Music] Album 2017. 4. 11. 15:10반응형
발매일 : 2017년 4월 10일
이전에 본 적 없던 방식으로 성공신화를 써내린 EXID는 대중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걸그룹이 되었다. '위아래'로 역주행 신화를 써내린 후 발표하는 노래는 차트 상위권에 늘 오르고, 언제나 '위아래'와 비교되곤 한다. 비슷하면 비슷하다는 이유로, 다르다면 다르다는 이유로 '위아래'의 그림자는 드리워져 있다. 좋게 보면 그 정도로 빛나는 영광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EXID의 위상을 느낄 수 있지만, 나쁘게 본다면 앞으로 꾸준히 해나갈 활동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위아래'의 그림자는 단순히 인기에 대한 측면 뿐 아니라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존재한다. EXID의 음악적 토대가 어디에 있는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음악이 '위아래'였기 때문이다. 흑인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전반부는 랩을 맡고 있는 LE와 중저음에 끈적한 보컬을 가지고 있는 하니가 끌고 가고, 후렴 파트에서 2000년대 중반 한국 가요에서 유행하던 창법을 구사하는 솔지와 혜린의 보컬이 시원하게 터지는 방식. 이 팀의 멤버들이 가진 능력치를 고르게 안배하고 곡 자체에서는 세련됨과 익숙함을 동시에 가져가는 전략이다. 그리고 이 전략은 그대로 '아예'와 '핫 핑크' 그리고 넓게 보면 'L.I.E'까지 이어진다.
세번째 미니앨범인 [Eclipse]에서는 그 동안 고수하던 방식에서 방향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EXID에서 메인 보컬을 맡고 있던 솔지가 개인 사정으로 이번 활동에 참여하지 않게 된 것과 관련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앨범에서는 솔지가 맡고 있던 한국적 창법과 멜로디를 걷어내고 세련되고 트렌디한 R&B 스타일로 일관한다. 솔지의 휴식과 무관하게 진행된 시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활동 가능한 멤버들로 채우기에 매우 적합한 방식이라는 점이다.
첫 트랙 'Boy'에서부터 트렌디한 사운드를 깔끔하게 담아내면서 후렴을 비우는 과감한 시도를 하고, 타이틀곡인 '낮보다는 밤' 역시 이전 노래들처럼 후렴에서 터뜨리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일관된 분위기로 끌고 가는 방식을 택한다. 하니와 LE의 솔로곡으로 수록된 '우유'와 'Velvet'를 통해 농염한 R&B 트랙을 선보임으로써 앨범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타이틀 곡을 비롯해 앨범 내에서 전체적으로 하니의 비중이 올라간 것은 이러한 음악적 변화에 솔지와 색깔이 비슷한 혜린보다는 끈적한 하니의 보컬이 더 적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시각적인 부분보다 음악적으로 섹시 코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어 여타 걸그룹들보다 거부감이 적은 방식으로 꾸준히 접근해 온 EXID의 음악이 R&B의 장르적 특징에 집중함으로써 더욱 살아나는 모양새이다. 매혹적이면서도 세련된 방식으로 성적인 코드를 풀어내는 음악을 메이저 시장에서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앨범의 성취는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타이틀 곡의 '낮보다는 밤'이라는 제목은 이 음악을 언제 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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