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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은 [My Ambition EP]Review/[Music] Album 2017. 4. 7. 22:01반응형
발매일 : 2016년 10월 13일
김효은의 첫 앨범인 [My Ambition EP]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이 앨범이 나오기 전 1년 사이에 그에게 벌어 졌던 일들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김효은은 그동안 아마추어로 활동했던 몇몇 작업물이 있으나 크게 주목 받은 적이 없고, '쇼미더머니' 시즌 3에 출연했다고는 하나 거기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쇼미더머니' 시즌 3에서도 제대로 된 방송 노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표현하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그에게 반전처럼 다가온 것은 다시 '쇼미더머니'이다. '쇼미더머니' 시즌 5에서 그는 자신만의 랩 스타일로 심사위원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는 데에 성공했고, 몇 차례의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도끼(Dok2)와 더 콰이엇(The Quiett)이 프로듀서로 있는 팀에 합류하게 된다. 이후에 있었던 음원 미션에서 김효은은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곡을 만나는 기회를 잡고 멋진 랩을 들려주며 비로소 시청자들에게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 보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미션 무대서 탈락하며 '쇼미더머니' 시즌 5에서의 도전을 마친다.
김효은의 탈락을 가장 아쉬워 했던 것은 그를 탈락시켰던 프로듀서들이었던 것 같다. 더 콰이엇과 도끼는 일리네어 레코즈의 산하 레이블인 앰비션 뮤직(Ambition Musik)을 설립하고 김효은을 영입한다. 힙합플레이야에서 진행한 더 콰이엇의 인터뷰에 따르면 앰비션 뮤직을 설립하는 아이디어 자체가 김효은을 탈락시켰던 순간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일리네어 레코즈라는 이름은 이미 도끼, 더 콰이엇, 빈지노, 이 세 사람의 브랜드처럼 굳어졌기 때문에 장래가 촉망되는 뮤지션을 영입해 활동 무대를 마련해주는 것은 앰비션 뮤직의 이름으로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김효은에게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일어난 일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아마추어 래퍼에서 힙합 씬은 물론 한국 대중 음악계 전체에서 가장 핫한 이름인 도끼와 더 콰이엇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뮤지션이 되었다. 그의 입장에서 이 사실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성공을 이룬 셈이다. [My Ambition EP]는 바로 이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주된 테마로 하고 있다. 그의 가사는 현재 자신이 이룬 성공을 과장하지 않지만, 부푼 마음까지 숨기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솔직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물론 그의 가사는 이 성공을 맘껏 누리고 만족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앨범 제목은 [My Ambition EP]로 지었을 리가 없다. 현재의 성공을 누리면서 더 열심히 해서 더 큰 성공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 역시 앨범에 잘 드러나 있다. 마치 앨범 전체가 한 곡이라고 느껴질 만큼 동일한 테마로 연결되지만, 우연히 산 로또에 당첨된 친구의 무용담을 듣듯 [My Ambition EP]는 크게 지루하지 않다.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게스트 래퍼들의 랩도 앨범 중간중간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데에 적절한 역할을 한다. 일리네어 레코즈의 대표곡인 '연결고리'를 프로듀싱했을 뿐 아니라 일리네어 레코즈 뮤지션들과 활발하게 작업해 온 프로듀서 프리마 비스타(Prima Vista)가 전곡을 프로듀싱했는데, 붐뱁을 추구하는 김효은의 스타일에 적합한 비트들을 제공했고 덕분에 앨범은 일관된 분위기를 유지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의 랩 퍼포먼스에 있다. 낮은 톤에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김효은의 목소리가 가지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때문에 일관된 톤을 유지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군데군데 리듬을 제대로 타지 못하는 랩이 배치되어 있다. 마지막 곡인 'Beautiful Life'의 첫번째 벌스가 가장 대표적이다. TV 프로그램에서 좋은 랩을 선보인 래퍼의 첫 앨범이지만 랩 퍼포먼스 측면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은 적은 편이다.
물론 이제 커리어를 시작한 거나 다름없는 뮤지션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신만의 랩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괜찮은 출발이라고 할 만하다. 더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별다른 복잡한 과정없이 편안하면서도 여유롭게 풀어낼 줄 아는 능력 또한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앨범을 꽤 흥미롭게 들은 만큼 앞으로 그의 Ambition이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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