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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k High [Lovescream]Review/[Music] Album 2017. 4. 6. 23:26반응형
발매일 : 2008년 9월 30일
에픽 하이(Epik High)의 [Lovescream]은 7곡이 수록된 미니 앨범이다. 바로 이전에 발매했던 정규 5집 [Pieces, Part 1]이 샘플링이나 어쿠스틱 악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신디사이저나 미디를 적극 활용한 전자음 가득한 앨범이었기 때문에, 조금 쉬어가는 느낌으로 어쿠스틱한 느낌을 살려 만든 앨범이라고 한다. 앨범의 수록곡들이 모두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 역시 힙합 뮤지션의 앨범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이다. '소품집'이라고 명명된 이 앨범은 총 7곡 중 2곡은 연주곡이고, 첫 트랙 'Butterfly Effect'와 마지막 트랙 '1825(Paper Cranes)'은 각각 타블로와 미쓰라의 랩이 짤막하게 얹어져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7곡이라고는 하지만 앨범의 볼륨 자체는 소박하게 느껴진다.
연주곡과 짤막한 앞뒤 트랙을 제외한 3트랙은 에픽하이의 세 멤버가 각각 프로듀싱한 곡이다. 'Fallin''은 DJ 투컷츠가 쓴 곡으로 서정적인 피아노 멜로디가 빠른 템포 위에 얹어진다. 일반적인 힙합 트랙들에 비해 상당히 빠른 템포로 진행되지만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며 여러 스타일의 곡을 소화해 본 타블로와 미쓰라에게는 소화하기 어렵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랩 파트가 많지 않음에도 두 래퍼는 라임을 촘촘하게 배치하며 인상적인 벌스를 만들어 낸다.
'습관'은 미쓰라가 프로듀싱한 곡으로 권태에 빠진 사랑을 두 래퍼가 담담한 어투로 풀어나간다. 애절한 목소리로 후렴을 부르는 하동균의 보컬과 두 래퍼의 담담한 랩이 대비되며 독특한 시너지가 생긴다. 타이틀곡인 '1분 1초'는 에픽 하이의 타이틀곡을 꾸준히 맡아 왔던 타블로의 곡으로 'Fly'나 'Fan', 'Love Love Love'같은 에픽 하이 특유의 분위기를 이어가지만 앨범 컨셉 상 전자음이 가능한 배제된 상태로 작업했기 때문인지 이전 곡들과는 나름의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테입을 거꾸로 감은 듯 재생되는 뮤직비디오 역시 중요한 감상 포인트이다.
[Lovescream]은 에픽 하이의 커리어에서는 특별히 눈에 띄는 앨범은 아니다. 다양한 실험을 꾸준히 이어오는 에픽 하이의 음악은 앨범마다 확실한 특색을 띠고 있다. 때문에 가장 소박하고 별다른 기교없이 만들어 낸 [Lovescream]이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 다만 그렇기에 언제든 편하게 집어들 수 있는 앨범임에는 분명하다. 자신들의 치열한 작업 과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음악으로 청자들과도 한 판 화끈한 싸움을 벌이는 듯한 에픽 하이의 다른 앨범들과 달리 [Lovescream]은 불 꺼진 방안에 같이 누워 눈을 감고 음악을 감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별다른 부담없이 꺼내 들을 수 있는 음악도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다는 점을 알게 해준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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