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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MASS [Massappeal]Review/[Music] Album 2017. 3. 27. 22:28반응형
발매일 : 2003년 2월 10일
CB Mass의 3집은 정말 우여곡절 끝에 나왔다. 이미 앨범 제작 과정에서 최자와 개코, 두 멤버와 커빈의 사이는 돌이킬 수 없이 틀어져 버렸지만, 계약이 남아 있는 관계로 한 장의 앨범을 더 내야 했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첫번째는 2집 발매 이후 추진되다가 무산된 리믹스 앨범의 흔적들, 즉 기존 CB Mass의 노래들을 리믹스한 트랙들이고, 두번째는 커빈 없이 최자와 개코만으로 완성한 신곡들이다. 세 멤버가 모두 참여한 신곡은 10번 트랙 'In my lifetime'과 타이틀 곡인 '동네 한 바퀴'뿐인데, '동네 한 바퀴' 역시 리믹스라는 표기로 수록된 13번 트랙을 사실상 방송용으로 재구성했다는 의심을 강하게 할 만한 흔적이 남아 있다.
앨범 외적인 이슈와 별개로 CB Mass의 3집은 매우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신곡과 리믹스 곡이 구분되지 않고 섞여 있지만, 앨범은 확실한 일관성을 가지고 흘러 간다. 특히 '통샘플링 논란'을 겪었던 기존 곡들을 밴드와 함께 재구성한 '휘파람 Remix'나 '진짜 (Mo'funk version)'은 펑키하면서도 소울풀하게 리믹스되어 원곡과 다른 나름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신곡들과도 잘 어울린다. 이미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얻고 메이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팀이 만들었다고 짐작하기 어려운, 힙합 특유의 매력을 이 음반은 가득 품고 있다.
CB Mass는 3명의 조화가 매우 뛰어난 팀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커빈이 부재한 신곡에서도 최자와 개코의 호흡이 매우 잘 맞는다. [Massappeal]은 CB Mass의 마지막이자 다이나믹 듀오의 프리퀄로서도 기억할 만한 앨범이다. 특히나 이 앨범에서의 개코의 랩은 가히 절정이라고 부를 만하다. 어느 한 트랙을 짚을 것 없이 거의 모든 트랙에서 특유의 톤으로 범접할 수 없는 그루브를 뽐내며 앨범 전체를 장악한다. 개코의 플로우가 가장 빛나는 곡은 'Mr.Liar'와 '벗'인데, 정해진 박자가 분명히 존재하는 곡 안에서 이토록 뛰어난 완급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우 놀랍다. 발매된 지 14년이 넘게 흐른 지금 들어도 그 어떤 신인 래퍼들보다 독보적으로 앞서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커빈의 부재가 주는 아쉬움은 분명히 있다. 이제는 다이나믹 듀오라는 팀으로 최자와 개코의 듀엣이 매우 익숙해졌지만, 두 사람의 현란한 랩 사이에서 무게감 있게 중심을 잡아주는 커빈의 랩이 없다는 것은 당시에는 다소 생소하긴 했다. 3명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가 분명히 존재했기 때문에 CB Mass의 마지막 앨범에서 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없었던 점은 분명 아쉽다. 물론 최자와 개코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랩을 선보였기에 어떤 면에서는 이득이라 할 수도 있지만.
CB Mass의 마지막 앨범, 마지막 트랙 'Shout Out Remix'는 아이러니하게도 커빈이 'CB Mass, 이제 시작'을 외치며 시작된다. 그 후로 CB Mass가 시작될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지만 이들의 음악은 두고두고 기억되어 마땅하다.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가장 힙합다운 음악을 했고 독보적인 능력을 선보였던 메이저 힙합 그룹. 종종 CB Mass의 마지막 앨범을 들으면 아쉬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낀다. 물론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도 못지 않게 좋아하니 마냥 슬프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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