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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블리즈(Lovelyz)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 리뷰
    Review/[Music] Single 2019. 5. 2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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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번째 미니 앨범 [Once upon a time] 수록곡
    2019년 5월 20일 발매

    어느덧 데뷔 6년차에 접어든 러블리즈(Lovelyz)를 보며 대중 음악 산업 내에서의 '걸그룹'의 생존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러블리즈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커리어 초반에 비슷한 정도의 반응을 얻었던 여자친구나 트와이스, 마마무 같은 다른 걸그룹들이 빠르게 대중적 성공으로 치고 나가는 동안 러블리즈는 그들보다 약간 못 미치는 상업적 흥행 성적에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특히 'Destiny(나의 지구)'와 'Wow'의 결과는 다소 뼈아팠다. 'Destiny(나의 지구)'는 괜찮은 완성도를 지니고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한 곡이었지만, 같은 날 발매된 트와이스의 'Cheer Up'에 의해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밀려난 감이 없지 않고, 그 이후 긴 공백기를 가졌어야 했으며, 공백기 끝에 발매된 'Wow'는 대중적 성공을 갈망하는 조급증의 산물이었다.

    그렇다고 러블리즈의 커리어를 아쉬움의 기록만으로 남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러블리즈는 수 차례의 활동을 통해 그룹의 색깔을 견고하게 쌓아갔고, 탄탄한 팬덤을 구축했으며, 'Ah-Choo' 같은 대표곡과 함께 음악 방송 1위도 여러 차례 거머쥐었다. 무엇보다 대중 음악계에서 러블리즈의 이름을 들으면 떠올릴 수 있는 음악적, 퍼포먼스적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러블리즈는 그 공간 위에서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을 선택한다.

    6번째 미니 앨범 타이틀곡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 역시 그 결과물 중 하나이다. 벌스 부분에서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다 후렴에서 처연한 멜로디로 전환되는 방식이 전작인 '찾아가세요'를 너무 답습했다는 점은 아쉬움이다. 하지만 러블리즈가 쌓아온 커리어에서 'Ah-Choo'나 'Candy Jelly Love' 등으로 대표되는 밝은 분위기와 'Destiny(나의 지구)', '어제처럼 굿나잇'으로 대변되는 대놓고 쓸쓸한 분위기를 하나로 합치는 방식은 러블리즈의 색깔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기에 가장 적절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러블리즈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색깔을 견고하게 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주는 이 곡은 6년차 걸그룹이 할 수 있는 선택 중 꽤 괜찮은 편에 속한다. 다만 후렴구의 멜로디가 강한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자꾸 아래로 가라앉는 기분을 준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이번 노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러블리즈 멤버들의 노련함이다. 활동곡으로만 따지면 어느덧 12번째 활동이고, 수 차례의 콘서트를 통해 입증해 온 퍼포머로서의 러블리즈의 능력치는 그동안의 커리어에서 가장 눈에 띈다. 곡의 감정선에 따라 자연스럽게 바뀌는 표정과 완급 조절을 능숙하게 해내는 안무는 러블리즈 본인들의 경험치와 완숙도에서 나오는 베테랑의 느낌이다.

    이런 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사랑해요 류수정.

    냉정하게 말해서 러블리즈는 온 국민이 따라 국민 가요를 만들지는 못했다. 하지만 기승전결이 확실한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 힘있게 맞아 떨어지는 안무 등으로 대표되는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해 옴으로써 이 분야에서만큼은 러블리즈의 존재감이 확실하다는 것을 꾸준히 증명하고 있다. 이는 팬덤을 단단하게 결속시키고 팬덤 이외의 대중들도 러블리즈의 색깔을 각인시키는 데에 주효했고, 그렇게 러블리즈는 살아남았다. 때문에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는 러블리즈의 지난 6년간의 활동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한 곡짜리 포트폴리오 이자,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또 하나의 선언문처럼 들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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