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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CT 127 'Cherry Bomb'
    Review/[Music] Single 2017. 6. 1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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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째 미니 앨범 [NCT #127 CHERRY BOMB] 수록곡

    2017년 6월 14일 발매

    사실 엔씨티(NCT)라는 그룹이 어떤 구성 원리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는 아직 되지 않았다. 따라서 NCT U, NCT DREAM, 그리고 오늘 언급할 NCT 127까지의 각 유닛이 어떤 성격으로 구분되어졌는지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음을 자백하고 들어가겠다. 하지만 NCT 127의 3번째 미니 앨범 타이틀 곡 'Cherry Bomb'은 나에게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었기에 키보드를 두드려 본다.

    우선 'Cherry Bomb'을 듣고 가장 먼저 느낌 감정은 당황스러움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서 나온 아직 풋풋한 신인 남성 아이돌 그룹의 노래에서 이 정도 퀄리티의 힙합 트랙을 들을 수 있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곡은 중간중간 보컬 파트가 투입되긴 하지만, 대부분은 마크와 태용의 랩으로 구성된다. 트랩(Trap)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는 곡 위에 마크와 태용의 랩이 잘 어우러져 상당히 완성도 높은 트랙이 탄생했다.

    이 곡을 들으며 스스로를 '힙합 아이돌'이라고 정의하는 남성 아이돌 그룹들을 떠올려 봤다. 아이돌 그룹 내의 래퍼는 대체로 '잘 생기거나 춤을 잘 추지만 노래를 못하는 애들이 맡는 포지션' 정도로 여겨져 왔다. 여기에 반전을 가져온 것은 빅뱅(BIGBANG)이었다. 래퍼인 지드래곤(G-Dragon)이 팀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팀 전체의 인기를 견인했다. 이후 '랩을 하기 위한 래퍼'의 존재감은 중요해졌고, 빅뱅과 비슷한 성격으로 래퍼가 중심축이 된 남성 아이돌 그룹은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하지만 그런 '힙합 아이돌'들이 내놓은 노래들을 '힙합'이라는 장르로 범주화하기엔 애매한 점이 많았다. 대부분의 곡들은 EDM을 베이스로 했으며, 곡의 중심은 노래가 맡았다. 존재감이 올라가고 실력은 뛰어났을지언정 래퍼가 차지하는 분량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NCT 127의 'Cherry Bomb'은 사정이 다르다. 여느 힙합 곡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는 하드한 트랩 비트가 곡 전체를 탄탄하게 받쳐준다. 거기에 여러모로 유명한 태용이나 Mnet '고등래퍼'에 출연한 마크가 대중적 인지도가 높긴 하지만, 이 둘의 인지도를 활용하는 전략 차원이라 하더라도 랩이 상당히 전진 배치되어 있다. 거기에 노래 파트는 반복되는 부분없이 곡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만을 하고, 2종류의 후렴 역시 모두 랩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크와 태용이 매우 뛰어난 래퍼라고 하긴 어렵지만, 래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낼 정도의 안정적인 실력은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그간의 SM 아이돌 중에서 래퍼의 포지션을 맡았던 이들을 생각해본다면 눈부신 발전이다. 이렇게 하드한 트랩 비트 위에 안정적인 랩 메이킹이 받쳐 주고,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가진 래퍼들이 랩을 하기 시작하자 곡 전체의 완성도가 확 올라 갔다. 거기에 압도적이라고까지 느껴지는 뮤직비디오에서의 안무와 분위기 역시 곡과 좋은 시너지를 일으킨다. 이 요소들을 조합해 낸 데 이어 타이틀 곡으로 선정해 내밀 수 있는 SM의 과감함이 놀랍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힙합 아이돌'들이 다시 떠오른다. 대부분 중소 규모의 기획사에 속해 있었던 그들이 얼마나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에 대한 상념이다. 안정적인 캐시 카우를 여럿 보유한 SM이었기에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진입 장벽이 있는 방향으로의 과감한 결단을 할 수 있었고, 이것이 NCT라는 브랜드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지며 점차 이름을 알려가는 선순환이 만들어질 것이다. 물론 'Cherry Bomb'을 통해 본다면 NCT 127의 멤버들은 그것을 누릴 자격이 충분해 보이긴 하지만, 어딘가 씁쓸한 기분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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