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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렁큰 타이거(Drunken Tiger) [뿌리]
    Review/[Music] Album 2017. 8. 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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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매일 : 2003년 1월 6일

    드렁큰 타이거(Drunken Tiger)가 한국의 힙합 씬은 물론 더 나아가 한국의 대중 음악계에까지 끼친 영향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음악적으로 얼마나 높은 성취를 이뤄냈는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을 가지고 있다. 드렁큰 타이거의 이름으로 발매한 8번의 정규 앨범 모두 드렁큰 타이거의 움직임이나 타이거 JK(Tiger JK)의 랩 퍼포먼스의 완성도에 비하면 분명히 아쉬운 지점들이 있다.

    우선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했던 초창기 앨범들은 한국어 가사를 동료 뮤지션들에게 맡겼다는 점에서 힙합 앨범으로서 큰 결점을 가지고 있다. 이후 1인 체제로 개편된 드렁큰 타이거의 음악은 타이거 JK의 개인적 취향이 많이 투영된 터라 힙합 음악이 지니는 장르적 매력에 충실하지 못했고, 또 그의 음악적 실험이 특별히 눈에 띄는 성취를 이뤄냈다고 보기도 다소 어렵다. 물론 타이거 JK의 시도 그 자체까지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의 음악은 언제나 독보적인 아우라를 가지고 있고 여전히 압도적인 랩 퍼포먼스를 선보이지만, 드렁큰 타이거가 지닌 명성에 비해 한국 힙합 연대기에 드렁큰 타이거의 이름으로 깃발을 꽂을 만한 앨범이 없다는 것은 언제나 아쉽게 생각하는 지점이다.

    다만 드렁큰 타이거의 커리어 한 가운데 꽂혀져 있는 4집 앨범 [뿌리]만큼은 기억해 둘만 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이 앨범에서부터 타이거 JK는 본인의 한국어 랩 가사를 모두 직접 쓰기 시작했다. 언어가 완전히 바뀐 상황에서도 영어 랩 가사를 할 때와 크게 질적으로 차이가 나지 않는 랩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그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했으며, 또 그가 얼마나 뛰어난 래퍼인가를 증명하는 순간이 4집 앨범 [뿌리]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한국어 가사를 쓰기 시작한 것을 넘어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루려는 노력 역시 엿보인다. '비 내리는 포경선'이나 'One한'에서 선보이는 스토리텔링부터 '슬픈 기타줄', '엄지손가락'같은 진솔한 이야기, 'Fist of Fury'나 CBmass의 커빈을 디스한 것으로 알려진 '우리 그리고 너 하나'처럼 공격적인 트랙까지 앨범에는 여러 주제들이 지루할 틈 없이 꽉 들어차 있다.

    그리고 DJ 샤인(DJ shine)이 5집에서는 단 한 곡에만 참여를 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듀오로서의 드렁큰 타이거가 낸 마지막 앨범이라는 점 역시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 미키 아이즈(Micki Eyes)나 로스코 우말리(Roscoe Umali), 디제이 제임스 직(DJ James Jhig)처럼 최근에는 보기 힘들어진 드렁큰 타이거 패밀리들의 참여가 앨범의 인상적인 순간에 포진해있다는 점 또한 이 앨범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재미 중 하나이다.

    두 멤버가 대부분을 맡은 프로듀싱 역시 여전히 완성도에서 아쉬움은 있지만, 힙합 특유의 매력, 특히 드렁큰 타이거가 데뷔 당시부터 그들에게 붙었던 오글거리는 수식어 중 하나인 '정통 힙합'에 가까운 곡들이 다수 포진해있다는 것 역시 이 앨범의 중요한 감상 포인트이다. 최근 타이거 JK가 프로듀서로 출연한 Mnet '쇼미더머니' 시즌 6에서 이 앨범의 첫 곡 '뿌리'의 비트가 사용되며 다소 회자되고 있는데, 첫 트랙 뿐 아니라 마지막 트랙까지 괜찮은 노래들로 가득 찬 이 앨범을 언젠가 시간내어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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