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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피는 집시였다 [섬]
    Review/[Music] Album 2017. 5. 2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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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매 : 2016년 12월 21일

    R&B 창법이 웃음의 소재로 쓰이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악들이 R&B라는 이름으로 소비되던 시절을 지나, R&B 음악을 충실하게 구현해내는 뮤지션들이 대중음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지금, 당연하게도 언더그라운드 씬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R&B 음악을 풀어내는 뮤지션들은 존재한다. 오늘 다루게 될 히피는 집시였다의 [섬] 역시 그러한 흐름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R&B 앨범 중 하나이다.

    4곡으로 구성된 [섬]은 3인조 힙합 그룹 와비사비룸의 멤버 제이플로우(Jflow)가 전곡 프로듀싱을 맡았으며, 보컬 셉(Sep)이 노래를 맡았다. 깔끔한 역할 분담과 4곡이라는 단촐한 구성처럼 음악 역시 간결하고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다. 빈티지한 질감의 드럼 위에 몽환적인 느낌을 내는 사운드에 집중해 곡의 중심을 잡아가는 프로듀싱은 PBR&B 장르의 향취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히피는 집시였다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보컬인 셉의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흔히 남성 R&B 보컬리스트라고 하면 중성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미성과 자잘한 느낌의 바이브레이션을 떠올리기 쉽지만, 셉은 거칠고 투박한 느낌을 주는 음색에 바이브레이션을 크게 활용하지 않고 읊조리듯 소리를 뱉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셉의 보컬적 특징이 제이플로우의 프로듀싱과 어우러지며 히피는 집시였다의 음악은 조용한 듯 하면서도 러프한 느낌이 살아있는 묵직한 R&B 음악을 선보인다.

    흔히들 트렌디하다든가 세련된 느낌으로 R&B 음악을 떠올리기 쉽지만, 히피는 집시였다의 R&B는 그런 이미지와는 거리감이 있다. 하지만 자신만의 매력을 품은 채 확실히 차별화된 색깔로 한국의 R&B 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역할을 분명히 한다고 생각한다. 제이플로우가 기존에 활동하던 팀이 있는 만큼 히피는 집시였다가 장기적인 계획이 있는 팀인지, 아니면 단발성 프로젝트인지는 알 수 없고 정보도 많지 않지만, 이들의 음악만큼은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왠지 이 두 뮤지션의 조합은 다음이 더 궁금해진다.

    여담으로 글의 최상단이 텅 비어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분명히 히피는 집시였다의 앨범 자켓 이미지를 구해서 걸어둔 것이라는 점을 꼭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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