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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수빈 '왠지 모르게'
    Review/[Music] Single 2017. 4. 1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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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싱글 'LISTEN 002 왠지 모르게'
    2016년 12월 12일 발매

    '리슨(LISTEN)'은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이하 미스틱)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미스틱 소속 아티스트나 주변 뮤지션들의 음악을 비정기적으로 꾸준히 발매하는 기획이다. 일견 SM 엔터테인먼트에서 작년부터 진행중인 'SM STATION'과 비슷해 보이지만 맥락상 '월간 윤종신'을 회사 차원으로 확장한 프로젝트라고 보는 편이 더 설득력있다. 본격적인 홍보 없이도 꾸준히 음악을 발매하고 그것이 쌓여서 일종의 아카이브를 구성하며 특유의 브랜드가 되고, 이 브랜드를 쫓는 사람들이 생겨나면 당장은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언젠가 재조명받을 수 있다는 확신에 기반한 프로젝트로, 미스틱이나 윤종신 프로듀서가 '월간 윤종신'이라는 독특한 프로젝트를 나름대로 성공시키며 얻은 자신감일 것이다.

    일단 프로젝트의 이름이 너무 흔하고 간결하기 때문에 검색도 쉽지 않고 기억도 잘 되지 않아서 브랜드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지만, 과연 미스틱에서 '리슨'을 통해 발매하는 음악들이 어떤 색채를 띠게 될 것인가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곡은 '리슨'의 2번째 곡, 장수빈의 '왠지 모르게'이다. 

    배슬기가 불렀던 윤종신 작사, 윤종신 이근호 작곡의 정통 발라드 곡 '왠지 모르게'는 정석원의 편곡을 거쳐 색다른 옷으로 갈아 입었다. 박자를 잘게 쪼개는 드럼과 끝이 떨어지는 전자음, 그리고 박자를 밀고 당기며 간헐적으로 튀어나오는 코러스가 만들어 내는 분위기는 일견 독특하지만 익숙함도 든다. 편곡자인 정석원의 그룹 015B의 7집 [Lucky 7]의 수록곡 '잠시 길을 잃다'와 전체적으로 매우 흡사한 분위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015B의 시도가 당시에도 상당히 트렌디하고 파격적이었는데, 그 맥락을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잘 이어 받은 곡이 장수빈이 부른 '왠지 모르게'라고 생각한다.

    원곡을 부른 배슬기가 전업 가수가 아니었던만큼 윤종신 특유의 멜로디와 가사가 잘 담겨 있는 곡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들었는데, 미스틱의 신인 가수인 장수빈이 노래함으로써 전체적인 분위기가 확 살아난다는 느낌이 분명하게 든다. 허스키한 음색으로 기교를 활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목소리는 단촐한 편곡 위에서도 풍성한 느낌을 만든다. 나의 궁예질이겠지만, 이 노래를 만든 윤종신도 왠지 모를 아쉬움을 담아두었다가 장수빈이 리메이크하게 함으로써 아쉬움을 털어버릴 수 있지 않았을까.

    '리슨'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프로젝트인만큼 아직까지 상업적으로 눈에 띄는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 '왠지 모르게'나 최근에 나온 이현경이 부른 '그녀'처럼, 미스틱에 소속된 신인 뮤지션들을 소개하거나 흥행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색깔을 존중해주는 음악들이 '리슨'을 통해서 꾸준히 공개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물론 많은 곡들이 '리슨'을 통해 발매된다 하더라도 장수빈의 '왠지 모르게'가 가장 인상적인 순간 중 하나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관련 글 : 2017/03/20 - [Feature/FAVORITE 5] - 월간 윤종신 FAVORIT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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