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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즈(Lovelyz) 'WoW!'Review/[Music] Single 2017. 4. 12. 22:43반응형
정규 2집 [R U Ready?] 수록
발매일 : 2017년 2월 26일
러블리즈(Lovelyz)의 'Ah-Choo'가 폭발력은 적었지만, 2015년의 발매된 이 노래가 각종 음원 사이트의 2016년 연간 차트에도 오를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끌면서 팬덤을 끌어모으고 러블리즈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2016년 4월 발매한 [A New Trilogy]의 타이틀곡 'Destiny(나의 지구)'는 절반의 성공 밖에 이루지 못했다. 충성도가 높기로 유명한 러블리즈의 팬덤은 더욱 견고해지고 몰입도가 높아진 데다 음원 성적도 좋은 편이었으나, 같은 날 발매된 트와이스의 'Cheer Up'의 압도적 성공에 상대적으로 가려져야 했다.
이유는 파악하기 어렵지 않다. 'Destiny(나의 지구)'는 그동안 유지했던 러블리즈의 색채를 강화하는 방식의 접근이었지 대중성을 고려한 방식은 아니었다. 윤상의 프로듀싱팀인 1Piece가 만들어 내는 음악은 분명 다른 그룹들과는 차별화된 음악을 가지고 있었고, 가사 역시 한 번에 귀에 꽂히기보다는 곱씹고 해석할수록 즐거움이 늘어나는 스타일이었다. 그동안 러블리즈의 음악을 즐겼던 사람들만이 마음을 열고 접할 수 있는 일종의 진입 장벽이 존재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보이그룹과 달리 걸그룹 팬덤은 충성도가 높은 편이 아니다. 이는 분명히 성별의 비율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따라서 팬덤의 기호에 확실하게 맞추면 투자대비 성과를 낼 수 있는 여성 팬덤을 가진 보이그룹과 달리, 걸그룹은 보다 많은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한다. 그러나 'Destiny(나의 지구)'를 통해서 러블리즈는 보이그룹의 팬덤과 비슷한 성격의 남성 팬덤을 가지게 되었다. 이 순간 걸그룹 러블리즈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보이그룹들이 팬덤을 타겟팅하는 방식처럼 러블리즈도 구축된 팬덤을 견고히 하는 방식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대중들이 접근하기 쉬운 방식을 택할 것인가.
'WoW!'를 통해 알 수 있는 답은 간단하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보겠다는 계산이다. 후렴 부분의 멜로디는 그동안 1Piece와 러블리즈가 만들어 온 곡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특히나 'Destiny(나의 지구)'의 후렴구와 분위기가 상당히 맞닿아 있으며, 이 부분의 가사 역시 사랑을 2차원으로 표현하며 집중과 해석이 필요한 비유가 사용되고 있다. 후렴을 제외한 도입부나 브릿지에서는 특정 단어를 반복하는 형식을 취하는데, 다수의 대중에게 쉽게 기억되는 후크(Hook)를 만들려는 시도로 보인다.
아쉬운 점은 도입부의 발랄함과 후렴구의 구슬픈 멜로디가 유기적으로 섞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입부가 감탄사를 나열하는 수준이다보니 지나치게 간결하다. 이 지나치게 간결한 도입부가 분명히 인식되지 않는 상태에서 별다른 연계없이 곧바로 후렴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후렴구의 볼륨이 다른 부분과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마치 후렴구를 제외하면 아무 것도 없는 노래처럼 들리게 된다.
결국 귀에 확 꽂히는 부분을 만들어 내는 데에도 실패했고, 탄탄한 구성 속에서 분명한 흐름을 갖다가 후렴에서 터뜨리는 러블리즈 특유의 색깔을 유지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음악 뿐 아니라 의상에서도 그동안 모든 멤버가 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고 일사분란하게 군무를 추던 방식에서 멤버 별로 각자 다른 의상을 입는, 다른 대부분의 걸그룹이 선택하는 방식을 시도했는데, 멤버 개개인의 신체적 특성을 제대로 살려주지 못한 데다 모든 멤버가 하나의 집합체처럼 보이는 러블리즈의 무대 색깔도 유지하지 못했다.
데뷔한 지 시간이 꽤 지난데다가 나름의 팬덤도 견고하게 가지고 있는 러블리즈로서는 당연히 확장성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는 시점이었다.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그 시도가 확실한 무언가를 만들어주지 못하다보니 러블리즈의 활동에는 또 하나의 아쉬운 역사가 쌓이게 되었다. 확고한 팬덤을 가졌지만 대중적 성공에서는 무언가 아쉬움이 있는 걸그룹이라는 독특한 위치에 서있는 러블리즈가 앞으로 어떤 방향을 잡고 나아가게 될지, 러블리즈를 바라보는 나의 관심은 이에 대한 궁금함이 절반 이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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