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소녀 'HAPPY'Review/[Music] Single 2017. 6. 8. 22:27반응형
정규 1집 [HAPPY MOMENT] 수록곡
발매일 : 2017년 6월 7일
우주소녀의 'HAPPY'를 이야기하기 전에 트와이스의 얘기를 먼저 꺼내보자. 현재 걸그룹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팀인 트와이스는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 시발점은 당연하게도 'CHEER UP'이었다. 'CHEER UP'은 2016년에 가장 스트리밍이 많이 된 곡이자 걸그룹으로는 5년 여만에 음반 판매 10만장 고지를 돌파한 기념비적인 노래임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트와이스의 이후 활동들은 이 'CHEER UP'의 공식을 답습하려는 방식으로 고착화되고 있다.
특히 JYP 엔터테인먼트 측은 'CHEER UP'이 성공할 수 있었던 여러가지 다양한 요소들은 크게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샤샤샤'로 대표되는 애교만이 'CHEER UP'의 유일한 성공 원인이라고 분석한 것 같다. 트와이스의 'SIGNAL'은 그 애교만을 강조하고 극대화함으로써 오히려 트와이스의 성취를 퇴화시킨 괴작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여파는 트와이스의 존재감이 커진 만큼 다른 걸그룹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아무래도 누군가가 성공한 길을 따라가는 것이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는 지름길로 인식되기 때문일 것이다.
우주소녀의 'HAPPY' 역시 그 길을 따라가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이는 치어리더의 컨셉은 여전히 음원 차트에서 내려올 생각을 않는 'CHEER UP'의 영향이 크게 느껴진다. 물론 치어리더 컨셉이 트와이스만의 것은 아니지만, 'CHEER UP'의 기억이 뇌리에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걸그룹이 치어리더 복장을 하고 있는 것을 마주한다면 아직까지는 'CHEER UP'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노래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주소녀의 전작은 대체로 멜로디가 강조되는 노래들이었다. 특히 '비밀이야'는 상업적 성과와는 별개로 매우 인상적인 노래였다. 듣는 이에게 억지로 중독을 강요하는 듯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가사나 사운드없이 매우 깔끔하게 완성된 좋은 팝 댄스곡이었다. 더불어 섬세하고 부드러운 안무와 잘 어우러져 매우 높은 완성도를 선보였다. 이후에 나온 '너에게 닿기를(I Wish)' 역시 유행에 기대는 휘발성 강한 가사를 제외하면 꽤 괜찮은 노래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HAPPY'는 기존의 우주소녀가 선보였던 노래들과는 꽤 맥락을 달리 한다. 전반적으로 애교스러운 면이 강조되었고, 다채로운 전자음이 귀를 때린다. 후렴구 일부에서 여전히 좋은 멜로디를 선보이지만 앞부분은 멜로디보다는 빠른 비트에 맞춰 읊조리는 랩에 가까운 노래를 선보인다. 특히 가사에서 이전 노래들에서 느낄 수 있던 섬세함이 사라지고 "으구으구"처럼 특정 구절이 반복된다거나 직설적인 표현이 늘어난 것 역시 눈에 띈다. 'CHEER UP'의 작곡가인 블랙아이드필승을 데려와 이런 "애교스러운" 곡을 만들고 치어리더 컨셉을 잡았다는 것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변화가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차근차근 자신들만의 색깔을 쌓아오는 중이라고 생각했던 우주소녀가 결국 상업적 성과의 벽에 가로막혀 방향을 틀었는데, 그게 다른 걸그룹이 이미 수십번 걸었던 길이라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거기에 더해 과연 대중들이 같은 길을 우주소녀에게도 열어줄 것인가하는 점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굳이 우주소녀를 선택해야 할 이유를 찾기는 조금 어려운 노래가 아닐까 한다.
여담으로 뮤직비디오가 앵글을 너무 빠르게 움직여서 멤버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는 점 역시 지적하고 싶다.
반응형'Review > [Music] Sing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마무(MAMAMOO) '나로 말할 것 같으면(Yes I am)' (0) 2017.06.26 NCT 127 'Cherry Bomb' (0) 2017.06.18 에이프릴(April) 'MAYDAY' (0) 2017.05.30 아이콘(iKON) 'BLING BLING', '벌떼(B-DAY)' (0) 2017.05.24 씨스타(SISTAR) 'I Like That' (0) 2017.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