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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써니힐(Sunnyhill) '집으로 가는 길'
    Review/[Music] Single 2017. 4. 1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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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번째 맥시 싱글 [Way] 수록곡

    2016년 8월 31일 발매

    써니힐은 혼성 그룹 시절을 지나 4인조 여성 그룹으로 팀 구성을 확정지은 후 조금 의외의 소비층을 노리는 전략을 구사한다. 바로 써니힐의 멤버들과 비슷한 나이대의 여성층이다. 보통 여성 그룹은 남성을, 남성 그룹은 여성을 주요 타겟으로 설정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이다. 'Midnight Circus'나 '백마는 오고 있는가', '베짱이 찬가'같은 키치하면서도 독특한 컨셉을 추구하던 시절을 지나서, 멤버들과 동년배의 여성들이 듣기에 공감할 만한 내용들을 노래로 담아내기 시작하는데, 남성 멤버의 탈퇴가 이러한 방향 전환을 시도할 여지를 열어두게 된 셈이 되었다.

    'Goodbye to Romance'와 '교복을 벗고'는 과거의 풋풋했던 마음을 추억하게 하는 노래인데, 추상적으로 과거가 그립다는 것보다는 20대 중후반에서 30대의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공유할 만한 코드들이 가사에 녹아 있다. 'Monday Blues'는 여성 직장인의 삶을 담아 냈고, '만인의 연인'은 연애가 뜻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지만 친구들과 즐겁게 놀겠다는 내용을 품고 있다.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려주며 공감을 유도하는 태도는 큰 기조에서 변하지 않는다.

    '집으로 가는 길'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곡은 독립해서 살고 있는 여성들의 마음을 공략한다. 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로 삶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다 여러 문제에서 치여 힘들어 하는 자신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줄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따스한 톤으로 노래한다. 뮤직비디오 역시 멤버들이 직접 출연해 일터나 연애사 같은 여러 삶의 순간에서 고난을 겪다가 혼자 사는 곳이 아닌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빠른 템포 위로 충분히 공감되는 가사와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를 가지고 있는 곡이지만 편곡이 아쉽다. 현악기 위주로 편성된 곡은 감성적인 면을 강조하는 듯 하지만 오히려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특히 빠른 템포와 풍성한 현악 구성에 비해 너무 빈약한 드럼은 곡의 분위기를 어딘가 맥빠지게 만든다. 빠른 박자에 맞는 선명한 드럼 사운드와 여러 악기를 활용해 좀 더 록 음악에 가까운 구성으로 갔으면 어땠을까하고 생각해본다.

    큰 기획사 소속으로 메이저에서 활동하면서 젊은 여성층의 입장을 표현하고 위로해주는 음악이 계속 나온다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이 전략이 상업적으로는 크게 성공하고 있지 못하는 듯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분명히 기억해둘 만한 지점이 있는 팀이었기에 편곡의 아쉬움이 더욱 머리에 맴돈다. 무책임한 말이겠지만, 이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면서도 의미있는 성적을 올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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